길 옆에는 벚꽃이 꽃잎을 날리며 집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하고  온 산에는  연두색 잎으로 단장하면서 산벚이 함께 어울려 수채화 그림을 그리며 봄이 무르익는 18일 수요일은 나의 행복을 온 몸에 저장한 하루였다. 

'서산 향토 연구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덕분에 열네 명의 회원과 함께 서산에서 아침 여덟시에 출발하여   오전에는 보령에 있는 성주사지의  8,800여평의 불교 유적지를 둘러 보고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지만 광부들의 땀이 배어있는 '석탄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다시 부여에 있는 '무량사'를 찾았다. 빛 바랜 단청이 더 고와 보이는 무량사는 앞 모습은 물론 뒷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회원들의 감탄사가 연이어 들렸다.

무량사를 둘러 보고 보령댐의 푸른 물빛에 봄을 느끼며 다시 보령으로 돌아와서 대천에서 싱싱한 회로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최치원의 선유지인 보리섬을 둘러 보고 '토정 이지함'의 묘를 찾아가서 풍수지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중부화력발전소'에 가서 석탄을 사용하여 돌아가는 발전소에 관한 여러가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망원경으로 안면도와 원산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크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서산에 있는 순교 성지인 해미읍성을 생각하며 '갈마못 순교 성지'도 방문하였다. 지형이 자라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불려지는 오천항이 내려다 보이는 '충청수영'을 찾았다.  아취 형태의 입구가 정말 아름다웠다.

백제의 개루왕 때 정절의 여인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된 도미부인 사당에 갔는데 그 시대와 현대 여성들의 생각의 차이는 어느정도일지 궁금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형태가 구불구불해서 귀하게 생긴 조선 초기의 명장인 '강순 장군'이 심었다는 소나무를 보고 '백야 김좌진 장군 묘'를 둘러보고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는 저녁이 되어서야 가슴 가득하게 보령과 무량사의 역사를 마음속에 담고 돌아왔다.
단 하루만 투자해도 이 많은 곳을 둘러 보고 배우고 느낄수 있다는 것에 가슴 뿌듯하고 보람찬 하루였다.


성주사지 5층석탑을 둘러 보는 회원들

성주사지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금당지 뒤에 위치한 삼층석탑


최치원의 화려한 문장이 남포 오석 위에 새겨져 천년의 세월을 견딘 모습으로 남아 있는 낭혜화상탑문비


코는 시멘트로 칠해져 있고 심한 풍화로 본래의 모습을 알기 어려운 석불 입상


다포 형식과 빛 바랜 단청이 고운 부여 무량사 극락적 뒷 모습


성종 때 무량사에서 일생을 마친 김시습의 시비



신라  최치원의 선유지인 보령 남포면 원전리 보리섬 서쪽에  있는 8개의 병풍바위에는 최치원이 새겼다는 글씨는 다 마모되어 보이지 않고 이곳을 찾았던 근대 사람들이 새겨 놓은 이름만 보였다.



보리섬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최치원의 글씨는 못 만났어도 아쉬움을 달래주는 그의 시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오천면 영보리 바닷가의 갈마못 순교 성지



조선 초기에 설치 된 충청도 해안을 방어했던 최고 사령부인 충청수영의 아름다운 아취문



수영성 안에 있던 정자로 1504년에 '이량'이 처음 짓고 계속 손질하며 고쳐 온 정자



백제 개루왕 때 정절의 여인으로 삼국사기에 기록 되어 있는 도미 부인 사당



보령 산수동에 있는 조선 초기의 명장인 강순 장군이 왕으로 부터 하사 받은 땅에 심었다는 소나무



보령시 청소면에 있는 김좌진 장군묘는 1940년에 홍성군 서부면에 안장 된 것을 1957년에 장군의 선산
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