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은 은근히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날이다.
예상이 적중하였는지 볼 일 보러 나가는 길에 용봉산에 등산 가자는 연락을 갑자기 받았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날씨가 정말 좋아서 제일 먼저 생각 난 것이 용봉산 등산이라고 하니 흔쾌히 동참하였다. 제주도에서 12년 동안 살다가 서산에 정착한지 몇 달 안 된 지인과 함께 네 명이서 용봉산을 찾았다.
용봉산은 충남 예산군과 홍성군 홍북면에 위치한 높이 381미터의 산이지만 일반적으로 홍성의 용봉산이라고 말한다. 덕산의 묵밥집에서 묵무침과 따끈한 묵밥을 먹고 먼저 용봉사에 오르다가 길 왼편에 다소곳하게 서있는 마애불에게 먼저 인사드렸다. 홍성에서 고등학교를 다니셨다는 일행중의 한 분은 옛날에는 그 마애불 근처가 나무가 우거지고 정리가 안 되어서 불상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지금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용봉사 뒷쪽에 있는 신경리 마애여래입상도 찾아가서 일반 부처와 다르게 오른손은 내려 다리에 붙이고 왼손은 들어 가슴위에 올린 모습을 보았다. 마애불을 만든 거대한 바위 옆과 뒷 모습을 보니 부처님을 품은 것과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악귀봉을 오르는 길은 힘들다고 생각 하면 평지가 나오고 또 다시 암벽을 올라야 되는 등 다양하게 변화를 주는 코스여서 아기자기하게 재미있었다. 산에 오르다가 물개 바위 근처에서 내려다 본 탁 트인 내포 신도시 모습은 충남의 심장부로 그 울림이 느껴졌다 . 서해 바다에서 뛰어 오른 물개가 산 정상에 있었다. 악귀봉에서 바라보이는 곳에는 두꺼비가 기어서 하늘을 오르는 모양이고 두꺼비 앞에는 자신들에게도 이름지어 달라고 줄서서 기다리는 기암괴석들이 보였다.
땅에서 뿌리 내리기는 싱겁다면서 바위에 깊이 뿌리내린 갈참나무와 소나무가 멋을 더하였다.
제주도에서 한라산을 자주 올랐다는 일행 중 한 사람은 그 산을 오를 때에 옆의 경치가 보이지 않아서 답답 하였는데 용봉산은 바위도 멋있고 탁트인 것이 정말 멋있다고 몇번이나 감탄을 하였다. 가을 준비로 한 잎 두잎 단풍 만들기에 분주한 내포의 명산은 바로 용봉산이다.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마애여래입상 바위 뒷 모습
바위에 뿌리 내린 갈참나무와 소나무
하늘을 오르는 눈 튀어나온 두꺼비(사진 왼쪽 끝 부분)
물개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