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천교에서 대천2교 세월교까지
아침햇살을 향해 날아가던 기러기 두 마리 아침 8시경이라 오가는 사람 뜸한 시간 홀로 여행자의 느긋한 여유로움에 벗이 됩니다. 밤새 바닷물이 빠져 갯골에 살얼음이 얼어붙고 거니는 동안 후둑이는 갈대 부러지는 소리에 멜로디 삼아 질척이는 갯벌을 거닙니다.밤 사이 누군가 구멍을 뚫은 흔적을 살피며 고즈넉한 갯벌의 겨울 추억을 만듭니다.
갯벌 옆으로 산책로가 나 있고 들쥐를 찾으려는 듯 황금조롱이가 일찍 하루를 열어 매서운 눈빛으로 살핍니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 빈 논에는 하얗게 얼음이 얼어 특별한 디자인을 펼치고 벼 밑동에도 하얗게 서리꽃을 피웠습니다.
지푸라기에도 가시 모양으로 서리꽃을 피우고 아직 초록을 간직한 이파리 위에 함초롬하게 피어 있는 보라색 꽃이 아름다움을 언제까지 간직할지 2016년을 보내는 아쉬움처럼 계절과 함께 마지막 이별을 기다립니다.
장항선 열차가 대천역으로 미끄러지고 너른 갯벌 위로 기러기. 왜가리가 푸른 창공을 가르며 날아오르고 시간은 철컹이는 소리와 함께 흐릅니다.
성주산 위로 올라온 아침 햇살이 갯벌 위 을씨년스런 풍경을 따사롭게 비추고 폐선박과 버려진 타이어, 말뚝 하나, 인적에 놀란 청둥오리들은 셀 수 없는 발자국을 남기고 비상합니다.
뒤를 돌아보면 해가 벌써 저 만큼 위에 보령 시가지 위로 뿌연 안개 띠를 드리우고 장항선 철교 아래 색색의 산책로와 자전거길.
누가 세웠을까 제방 옆으로 세워놓은 높다란 돌탑들. 2016년 마지막을 보내며 2017년 새해 기원을 담아 돌을 얹어 곧 날아갈 듯한 새 모양을 만들어 봅니다.
대천2교 아래 콧구멍다리인 세월교까지 멋스러운 돌탑을 3개를 세운 사람의 마음을 느끼며 무너질까 조심히 사진에 담아 한 걸음씩 겨울을 내딛고 2017년을 향합니다.
한참을 찬바람 속에 명징하게 느끼는 겨울.
마치 누군가 부른 듯 행운처럼 택시를 세월교 위에서 만나 다음 여행지인 오천 갈매못 성지를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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