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도정뉴스

“매달 하루만이라도 이웃과 나눔 실천”

공동체로 거듭나는 서산 지역사회

2016.07.18(월) 21:19:1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지난 5월 29일 '서산시 자원봉사의 날' 행사에 참가한 봉사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지난 5월 29일 '서산시 자원봉사의 날' 행사에 참가한 봉사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빵이 크든 적든 나눠먹을 때 우리는 공동체라 부른다.

자신의 빵을 키우고 지키는 순간 우리 사회는 깨알같이 쪼개지는 반면, 타인과 나누는 순간 공동체는 유지될 수 있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최근 서산 지역이 나눔의 공동체로 변화하고 있다.

깨알 같이 쪼개져 있던 서산지역 봉사 단체들이 ‘서산시 자원봉사의 날’ 선포를 기점으로 힘을 모아 봉사 공동체의 몸집을 더욱 키웠기 때문이다.

봉사자들이 이처럼 연대하는 이유는 하나다. 자본의 성장 이면에 소외된 자들을 끌어안고 붕괴되는 공동체의 외벽을 다시 세우려면 보다 강한 시민들의 연대와 동맹이 필요함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공동체 지키는 봉사 연대
 
‘서산시 자원봉사의 날’이 날로 인기다.

서산지역 다양한 자원봉사 단체와 봉사자들 1000여명은 매월 자원봉사의 날이 열리면 한 곳에 모인다.
1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의 날’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인간의 속성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공헌감은 우리에게 내재한 소중한 기쁨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자원봉사자의 날’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은 인간다움이 넘친다.

이날 모인 단체와 봉사자들은 사람과 사람이 관계하는 방법, 자본과 체제에서 소외된 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형식,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들에 대해 논의하고 나눔을 주요 담론으로 확산시킨다.

적어도 시민사회 수준에서 나눔과 봉사의 의미를 공유하고 연대해 자본과 체제로부터 소외된 이웃들을 품어야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마음이다.

실제 ‘서산시 자원봉사자의 날’이 선포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서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대표 한도현)와 서산시자원봉사센터는 한 마음으로 ‘서산시 자원봉사자의 날’을 선포했다.

적어도 한 달에 하루만큼은 이웃과 공동체를 생각해 보자는 취지였다.

시민들의 공감은 컸다. 지난해 첫 모임이 열릴 때 500여명의 봉사자들이 모였다. 이후 그 규모는 더 커졌다. 심지어 1500여명을 넘는 날도 있었다.

1년여가 지나며 ‘서산시 자원봉사의 날’은 봉사자 간 동맹을 강화하고 나눔의 보람과 의지를 배가시키는 소중한 계기가 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이제는 서산 지역 공동체 정신을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5인 불씨, 1500여명으로 점화
 
서산에서는 대규모로 봉사자들이 한 마음으로 모여 서로를 의지하고 연대한 기억이 없다.
지역 내 220여개의 단체와 4만 1000여명의 봉사자라는 사회적 자원이 있음에도 이들을 묶어 낼 이렇다 할 구심점이 빈약했던 탓이다.

실제 김치 나눔도 단체 간 중복되는 경우도 있었고 집수리 봉사가 필요해도 기술이 없어 손 놓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지역 내 봉사 역량을 보다 높이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명백했다.
그래서 지난해 2월 출범한 게 서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이다.

서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는 한도현 대표를 비롯해 총 5명의 지인들이 봉사활동을 하다가 의기투합해 만든 단체다.

한도현(57) 대표는 “서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를 만들기 전 한서로타리 클럽에서 활동했다. 2014년 10월 말 전주시자원봉사센터를 견학을 갔는데 충격을 먹었다. 건물도 크고 쉼터와 도서관, 회의실 등 잘 갖춰져 있더라. 서산은 너무 열악해서 자원봉사센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을 해야겠다고 5명이 의기투합을 했다.”며 창립 당시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한 대표에게 봉사자들이 제대로 활동을 못하는 서산의 환경은 불만이었다. 기본적으로 현 시대의 이웃들이 처한 어려움과 궁핍함은 기성세대인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라는 부채의식이 있었다는 게 한 대표의 푸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푸념은 이제 기대로 바뀌었다. 매월 봉사자들과 만나 어떻게 나눔과 봉사를 제대로 해볼 것인지 논의하는 일은 한 대표에게 신명나는 사건이었다.

봉사와 나눔을 주제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공동체의 윤리적 토대도 변할 것이라는 게 한 대표의 전망이었다.
 
타인의 삶 속에 도약하는 나눔
 
‘봉사자의 날’을 통해 펼치는 나눔은 섬세했다.

이들에게 봉사는 일종의 대화를 나누는 것과 비슷했다. 도식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게 아니었다. 무엇이 그들에게 절실한지를 살피는 게 봉사를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나눔은 타인이 필요한 것을 내어주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모토였다.
그래서 이들의 봉사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나눔 하우스’와 ‘행복한 부엌’은 대표적인 사례다.

‘나눔 하우스’는 전국 최초 이동식 주택이다. 집을 지어드리는 봉사의 경우 연로하신 어른들이 얼마 살지 못하시고 요양원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이동식 주택이었다. 같은 돈이면 더 많은 어르신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골자다. 현재까지 총 4대의 나눔 하우스가 만들어졌다. 안에 부엌과 화장실이 다 있는 원스톱 주거 공간이다.

해외봉사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민간주도로 네팔 대지진 돕기에 나선 것도 이들 단체가 최초다.
캄보디아에서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순히 돈만 지원하는 일회성 봉사가 아니다. 그들이 자립해서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고 있다.

남편을 잃고 4명의 아이를 키워야 하는 아주머니에게는 망고 나무 7주를 심어줬다. 5년 정도 수확하면 연간 수익이 발생할 수 있어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대표는 “나무를 심어준 후 다시 캄보디아를 찾았을 때 아주머니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져 있더라. 희망이 가득했다”며 “남들처럼 살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한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나눠야 할 것인가를 지속해서 고민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박재현 gaemi2@korea.kr
 

<한도현 대표 약력> 서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대표, 국제 로타리 3620지구 서산지역대표, 서산탁구협회장

▲ <한도현 대표 약력> 서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대표, 국제 로타리 3620지구 서산지역대표, 서산탁구협회장



“기성세대의 책임 다해야”

□ 한도현 서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대표 일문일답

-지난 94년부터 봉사활동에 매진하셨다. 개인적인 이유가 있나.
“기성세대로서의 부채감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희망을 말하기 어렵다. 특히 청년세대가 희망을 갖지 못한다. 윗세대의 잘못이 있다. 기성세대로서 공동체에 대한 일종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캄보디아에서 경험한 아주머니의 얼굴이다. 30대에 남편이 죽고 아이만 4명이 남았다. 삶이 막막했다. 살기 위해 농장일하며 한 달에 20달러 받았다. 희망을 주고 싶었다. 고민 끝에 망고나무 7주를 심어주고 왔다. 한 주당 5년 정도 수확하면 연간 200달러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다시 들렸다. 아주머니 표정이 밝더라. 그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처음 만날 당시 사진은 완전히 찌들고 무표정 이었다. 희망을 봐서 그런 것 같았다. 남들처럼 살 수 있는 희망이다.”
 
-봉사에서 가장 소중한 정신은
“우물을 파주고 집을 지어주는 게 전부가 아니다. 단순히 도움을 주기보다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봐야 한다. 나눔의 형태도 어떤 희망을 주고 어떤 문제를 극복할지 근본적으로 고민해야한다. 캄보디아의 경우 난민촌 비슷한 마을이 있었다. 정부가 땅을 준다고 해도 집 지을 돈도 우물도 없었다. 서산마을이라는 이름의 거주지를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논의를 더 깊이하다 보니,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거주지를 옮겨 다니더라. 일을 찾아 식구들을 데리고 이곳저곳 유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땅을 사서 농사를 짓게 하자. 정착하도록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 집 짓는 게 우선이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다. 봉사에 앞서 가능하면 타인의 삶을 살펴야 한다. 정작 각자 바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간을 갖고 뭐가 정말로 필요한지 소통하자. 봉사는 경쟁이 아님을 까먹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봉사자와 함께 나눔을 받는 사람들도 자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봉사는 상대방이 삶의 자립을 함께 만드는 행위다. 또 기업의 사회공헌도 중요하다. 봉사는 시민단체의 몫만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공헌도 소중하다. 지역사회 현장에 필요한 것에 대해 고민해주면 좋겠다. 자원봉사센터도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펼쳐가야 한다. 단순히 봉사자들을 연계해주는 역할에 머물면 안 된다. 곤란한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노력에 매진해야 겠다.”
지난 5월 29일 ‘서산시 자원봉사의 날’ 행사에 참가한 봉사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