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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부여 규암면의 고택, 어떻게 보수하고 있을까?

2016.05.12(목) 22:08:37 | 길자(吉子) (이메일주소:azafarm@naver.com
               	azafarm@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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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지역에도 생각보다 많은 전통한옥 들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문화재로 지정된 것에서 부터 일반 살림집까지 다양한 형태의 전통한옥을 주변에서 있죠. 주거 형태가 현대화 되면서 많은 전통 한옥이 헐리고 자리에 서양식 건물들이 들어서는 곳이 많은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부여군 규암면에 위치한 전통한옥으로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는 복원작업을 하고 있는 현장입니다. 한옥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는지 함께 보도록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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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의 전통 한옥이 보수중이라고 하여 찾아간 현장에는 많은 자재들이 앞마당에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해체 작업을 하면서 나온 낡은 목재들, 그리고 새롭게 교체될 자재들이 함께 쌓여 있었습니다. 길자는 예전에 한옥목수일을 적이 있는데요 경험에 비추어 마당에 놓여진 자재들을 보고 어떤 작업이 진행될지 대략적인 윤곽을 파악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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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현장에서는 해체작업이 한창 이었는데요 지붕을 구성하는 부재인 '서까래' 교체하기 위하여 기와와 흙을 걷어낸 모습을 있었습니다. 전통한옥에 있어 가장 부식이 되는 곳이 바로 서까래와 기둥 밑부분입니다아무래도 비가 오고 그러다 보면 기왓장 틈새로 물이 스며들어 목재가 부식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부식이 심한 경우에는 이렇게 지붕을 완전히 해체하여 부식된 서까래를 교체하게 됩니다. 기둥 밑부분이 부식되는 경우는 비가 들이쳐 주춧돌 위에 물이 고일 경우에 해당합니다이럴 경우에는 '드잡이'라는 전통 공법을 이용해 기둥을 주춧돌에서 들어올리고나서 기둥 밑부분을 잘라낸 새로운 목재를 이용해 전통 이음방식으로 기둥을 잇는 방식으로 보수를 진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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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의 상태를 보기 위해 비계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갔는데요 오랜만에 지붕에 올라가니 참으로 아찔하더군요. 예전에는 어떻게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와 톱질도 하고 망치질도 했는지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때는 참으로 겁도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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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가 가장 심각한 위치는 바로 건물 뒤쪽 부분이었습니다. 누수가 심하기도 하였고 지붕 방향이 북향을 하고 있어 습기가 마르지 않는 두가지 이유 때문에 뒤쪽 서까래 대부분이 부식되었습니다. 또한 서까래를 받쳐주는 도리와 대들보, 툇보 등도 일부 부식된 것을 있었습니다. 다른건 모르지만 머리부분이 부식된 것은 상당히 문제로 자칫하면 지붕 전체가 내려 앉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 향후 부식된 대들보는 전부 교체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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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옥의 백미는 바로 '짜맛춤'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보통 ' 하나 안쓰고 집을 짓는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못을 안쓰는 것은 아닙니다. 서까래를 고정시키기 위하여 '연정'이라는 커다란 못을 쓰기도 하는데요 이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위와 같은 짜맞춤 공법으로 목재들을 결구시킵니다. 사진에 보이는 짜맞춤 방식은 '주먹장 맞춤'이라는 방식으로 부재들이 서로 맞물린 곳이 마치 주먹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로방향이 도리, 세로방향이 대들보인데요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주먹장 맞춤 곳이 거의 틈새가 없을 정도로 상당히 정교하고 견고하게 조립이 것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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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올라가는 서까래는  크기에 따라 두개 내지는 세개의 서까래가 서로 엇갈려 놓여지게 됩니다. 서까래는 '장연', 짧은 서까래는 '단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요 지붕 뒤쪽의 장연은 전부 부식되어 철거를 하였고 단연은 상태가 나쁘지 않아 일부를 재사용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면 단연 밑쪽에 구명이 뚫려있는 것을 있는데요 이러한 방식은 그야말로 전통 시공방식으로 구멍에 '시누대'라는 가는 대나무를 가로지르게 하여 서까래를 고정시키는 방식입니다. 옛날에는 전동공구도 없었을 텐데 저런 구멍을 뚫기 위해 얼마나 많은 품이 들었을지 상상이 가질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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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뭔가 특별한 점을 찾으셨다면 한옥을 제대로 아시는 분이라고 있습니다. 바로 기둥과 기둥 사이의 모습이 다른 것인데요 건물의 가운데 공간인 '어칸' 부분에 대청마루가 설치되었고 부분에는 천장을 달지 않아 서까래와 대들보, 종도리 등이 노출되게 하였습니다. 노출되는 부분에는 다른 칸과 다르게 상량장혀를 놓고 위에 소로를 배치하는 상당히 고급스런 느낌이 나도록 집을 꾸민 것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서까래가 가려지는 천정 부분은 자재를 사용하고 노출되는 부분만 장식의 효과를 주는 방식으로 집을 지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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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계신분이 바로 부여 전통한옥을 보수중인 도편수님이신데요 현재 집의 상태와 앞으로 시공할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답니다. 집은 이곳 부여 규암면에서도 내로라하는 부잣집이었고 지나가는 마을 주민들도 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간다고 하는데요 이런 이야기들만 모아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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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수 현장에서는 부식된 부분을 교체하는 작업과 함께 기존에 페인트가 칠해져 있던 것을 제거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인이 요청한 사항이라고 하는데요 페인트가 칠해져 있으면 나무결이 감춰질 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맛이 나기도 이렇게 페인트를 제거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무결이 그대로 드러난 세월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무의 색이 변하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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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를 벗겨낸 모습에서 목재 본연의 농익은 멋을 느낄 있었습니다. 한옥에 사용된 목재가 부식되기 까지는 일반적으로 40~5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 살아생전에 집을 지어 한번 보수하면 대를 물려 있다는 말이지요. 이에 비해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은 과연 이렇게 오랜 세월을 버티며 대를 물려 사랑받을 있는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주시의 경우 한옥마을을 만들고 한옥을 신축하거나 보수할 지원금을 주는 한옥을 늘리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들 아실 입니다. 서울 북촌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만큼 한옥이라는 것은 단순히 집이라는 물리적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고 말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충남에도 전주 한옥마을이나 북촌의 한옥에 비해 뒤지지 않는 많은 한옥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충남의 한옥에 대한 가치는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게 매겨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 충남에서도 우리 전통 한옥을 보전하고 현대의 생활방식에 맞게 고쳐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정책들이 수립되어 충남의 또다른 소중한 자원으로 거듭나도록 하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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