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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귀농·귀촌 8년차의 봄맞이

꽃나무와 과일나무에만 눈길이 가는 이유

2016.04.22(금) 22:54:17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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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분홍 앵두꽃

 

8년 전 시골로 이사 오던 해에 인근 농업기술원에서 농산물 재배 연구하는 분들의 일을 도우며 이웃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웃마을 어느분 댁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마당가에 피어 있던 분홍빛 앵두꽃 색깔에 반해서 군침을 꿀떡 삼키는 것을 보고 주인장께서 흔쾌히 나무 잔뿌리를 잘라주신 것을 시골집 마당 가에 심어서 이렇게 자라서 해마다 예쁜 꽃을 피우고 열매를 줍니다.

 

저는 수십 년간 도시생활을 접고 귀촌하던 해에는 큰 아이 대학교 입학과 작은아이 당시에 초등학교 6학년이었습니다. 아직 경제생활을 해야 하는 형편에 귀촌 후에 집 근처에 있는 충남농업기술원에서 농업전문연구사님들을 돕는 농업직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낮에는 기관에서 농사일도 배우고 생계비를 벌고 주말과 퇴근후에는 시골집 텃밭에서 식구들 먹거리를 자급자득하는 일로 귀촌 생활을 이어 갔습니다.

 

다행히 귀촌 후에 생활원인 일을 갖는 바람에 경제적인 부담은 덜게 되고 시골장 날 구경을 갔다가 과일나무, 꽃나무를 사다가 심으며 텃밭을 가꾸는 등 즐거운 농촌생활을 이어 갔습니다.

 

▶조선 앵두꽃

 

위 하얀 앵두꽃은 조선 앵두꽃으로 열매가 크고 앵두꽃이 지고 난 자리에는 빨갛고 새콤달콤한 맛있는 앵두가 열립니다.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나고 나면 한달음에 10리 길을 달려와서 시골집 대청마루에 책가방을 던져놓고 시골집 뒤에 있는 앵두나무 밭에 가서 앵두를 맘껏 따먹던 어린 시절 추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먹거리가 귀했던 시절이라 그런지 봄에는 앵두를 먹고 그리고 입과 손바닥이 새끼맣게 물이 들도록 오디 열매를 따먹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초여름에는 큰 자두나무 위에 올라가서 나뭇가지를 타고 앉아서 새콤한 자두를 따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어린 시절에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농번기에는 어른들 일손을 도우며 자라서 그런지 텃밭에 채소를 일구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이웃집에서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모습을 보고 따라 했습니다. 귀촌 초기에는 이웃집과 토지경계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조금 마음을 비우고 내 땅을 농사 길로 내 주는 등 베풀고 살아가니까 서로 이해도 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원래 농촌길은 집집이 십시일반 자기 땅을 조금씩 내어주어 마을 길을 만들었고 그 길을 현재 내가 다닌다는 생각을 하면 마을 사람들의 텃새도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도시에서 살던 방식처럼 내 땅이라 생각하여 금긋고 살아가면 분명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홍매화

 

몇년 전에 시장에 갔다가 어여쁜 홍매화에 반해서 사다가 심은 나무가 지금은 제법 자라서 해마다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농촌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곳으로 추운 겨울을 지내고 봄이오는 사월은 온천지가 생명으로 움트며 연초록빛 잎사귀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따스한 봄햇살 속에서 텃밭을 일구며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도시에서 피폐해진 마음과 몸을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농약이나 살충제 대신에 직접 텃밭을 손으로 풀을 뽑아 가며 일구면서 심신을 회복했고 시골집에 들어서면 신선한 풀 내음이 싱그럽습니다. 사람에게 먹거리가 안 된다고 귀찮아하는 풀은 자라서 음이온을 발생하여 인간의 건강을 이롭게 합니다. 풀속에는 나비, 메뚜기, 여치 등 작은 생명들이 풀잎사귀를 타고 노는 풍경도 종종 봅니다.

 

 

 ▶ 맛좋은 복숭아 꽃


이웃이 나누어 준 복숭아맛에 반해서 사다가 심은 복숭아나무에 연분홍 복사꽃이 피었습니다. 복숭아는 이른봄에 나뭇가지를 잘라주어야 크고 튼실한 맛좋은 복숭아가 열립니다. 자연 속에서 동식물과 가까이하면서 느낀 점은 과일나무도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잔가지를 잘라 주듯이 사람도 불필요한 감정들을 제거하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람은 남을 잘 관찰할 수가 있지만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명언 중에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나를 온전히 돌아보며 불필요한 감정들을 제거하고 바른 삶을 살아간다면 새로운 지평선이 열립니다.

 

 ▶ 천도복숭아 꽃


천도복숭아는 꽃 빛깔이 조금 진한 핑크색입니다. 복숭아는 벌레가 조금 생겨서 귀찮기는 하지만 천연재료로 만든 살충제를 조금 뿌리고 봉지를 씌우면 효과를 봅니다. 도시에 살 때는 시장에 가면 예쁜 옷이나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귀촌 후에는 장날에 가면 꽃나무나 과일나무만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여러 종류의 어린 과일나무를 심으며 훗날 손녀 손주들과 과일을 따 먹고 꽃 그늘아래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꿈을 꿉니다.

 

▶ 마당 가에 피는 수선화

 

수선화 한두 뿌리 사다가 심은 시골집 마당 가에 해가 갈수록 수선화 뿌리가 번져서 올라오고 이 외에도 벌개미취, 다알리아, 백합꽃이 피어나 봄이면 향기로운 냄새로 행복합니다. 이렇듯 자연 속의 크고 작은 생명에도 제각기 멋과 아름다움이 있듯이 사람도 나름 개성과 색깔이 있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나와 색깔이 다르다고 해서 불평하면 안 됩니다.

 

 

시골집 감나무 아래에 풀들과 뒤섞여 피어나는 튤립 삼 형제가 사랑스러운 건, 작은 풀꽃들에 치여도 불편 한마디 않고 예쁜 꽃을 피워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조금만 나와 색깔이 다르고 이해가 안 가면 서로 불평합니다. 미물의 작은 생명도 이렇게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의 평화가 생깁니다.

 

 

 

시골집에서 살아가는 '미미' 고양이는 이웃집에서 분양받았던 당시에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점점 자라면서 숫고양이임이 밝혀졌습니다. 몇년 전에 새끼염소가 태어나서 너무 귀여워서 '미미'라는 여자이름을 지어줬는데 자라면서 불알이 달리는 것을 보고 '미군'이라고 이름을 바꾸어준 일이 있습니다. 시골집에는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즐거운 일들이 생기며 작은 생명에도 관심을 갖게됩니다.

 

 

8년 전에 도시에 살 때 애완견 몇 마리를 키우다가 시골집에 이사 와서 마당에서 맘껏 뛰놀라고 풀어놓았더니, 동네 수캐들이 몰려와 함께 노는 바람에 믹스 아기들이 태어났습니다. 엄마는 동네에서 쥐약을 놓은 음식을 먹는 바람에 죽었지만 그 아이가 지금도 시골집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멀리서도 주인 차 소리가 나면 달려나와 마중하는 방실이는 지금 아기를 가졌습니다.

 

시골집 강아지와 고양이는 주인의 차소리만 들려도 저 들판에서 놀다가 뛰어와 반깁니다. 사람은 한번 돌아서면 뒤돌아보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동물들은 한 웅큼의 사료와 한모금의 물만으로도 주인에게 감사하며 애꾜를 떨고 꼬리를 치며 달려듭니다.

 

 

 풀 속에서 돌미나리도 자라고 머위, 방풍나물, 취나물, 쑥, 민들레, 이른 봄에 냉이부터 차례로 시골집에는 제초제를 안 하는 관계로 토종 먹거리들이 풍성히 자랍니다. 농촌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난방비도 안 들고 먹거리가 넘치도록 많은 곳입니다. 암탉 두 마리가 앞다투어 알을 낳아주고 생선과 고기만 조금 사다가 먹으면 됩니다.

 

 

 

 도시에서는 문밖을 나가면 시장이나 상점을 구경하다가 소비 습관이 생기게 되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은 만족한 생활을 할수가 없지만, 시골살이는 방문을 열고 나가면 따스한 햇볕에 피어나는 마당 가의 꽃들과 채소 나무가 열매를 맺는 광경을 지켜보면 흐뭇합니다.

 

 

시골집 돌 틈에서 자라는 딸기가 있습니다. 몇년 전에 딸기 한 포기를 사다가 심었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은 딸기 밭이 되어 봄 되면 앙증맞은 딸기 꽃이 지고 나면 빨간 딸기가 많이 달립니다. 이렇게 자연은 해가 갈수록 풍성하지만, 인간만 죽음을 향하여 한 걸음씩 다가갑니다.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살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시골집 나무에서 연한 오가피나무 순을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참기름 넣어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맛있습니다. 쌉싸롬한 머위로 나무 두릅 또한 입맛을 돋웁니다. 가을에는 오가피 열매를 따서 즙을 내거나 차로 끓여 마시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이 외에도 봄에 연한 싹을 틔우는 화살나무의 앙증맞은 꽃들이 지난 가을엔 빨간 열매로 새들의 먹이가 되어 겨우내 새들이 열매를 먹느라고 날아와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번식을 잘하는 보랏빛 제비꽃과 노란 유채 꽃은 나물비빔밥에 한웅큼 따서 넣으면 고운 빛깔과 함께 아삭거리는 식감이 입맛을 돋웁니다. 제비꽃은 염증 질환에 좋은 식물이라고 합니다.

 

 

▶갓 꽃

 

흰민들레는 약으로 사용하며 시골집에는 산야초가 천지입니다.

 

 

 

 

시골집을 돌아다니며 엄나무 순, 두릅을 땄습니다. 엄나무 순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납니다. 나무두릅도 시장에선 죄금 비싸던데 시골집에선 흔하게 먹습니다.

 

 

겨우을 견디고 봄에 씩씩하게 자라서 일년 내내 양념이 되어주는 대파도 있습니다. 원래 대파는 병앓이를 잘하여 약을 많이 하는 편인데 시골집 대파는 유기농 대파로 싱싱합니다. 이유는 8년 동안 비료나 농약을 안 하고 순수퇴비와 미생물을 뿌려 땅의 힘을 좋게 하여 건강한 토양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텃밭의 흙을 파보면 흙 속에 사는 각종 미생물을 보게 됩니다.

 

 

귀촌 후에 8년 동안 정성껏  가꾼 시골집에는 여러그루의 과일나무와 꽃, 산야초로 가득합니다. 자연은 허리굽혀 땀 흘린 자에게 결실을 가져다 준다는 것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는 옛 속담처럼 스스로 뿌린 데로 거둡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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