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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신문팔이 소년에서 언론사 본부장이 된 까닭

마음먹기 달렸다

2016.04.21(목) 18:41:34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신문 나왔어유~ 방금 열차에서 도착해서 따끈따끈해유!” 이렇게 고함을 지르며 달려가는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역전을 달음박질 하면서도 손을 들거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려는 사람들을 놓치지 않고 특유의 커다란 왕방울 두 눈으로 예리하게 살피고 있었다.

 

노력하면 누구나 꽃이 될 수 있습니다.

▲ 노력하면 누구나 꽃이 될 수 있습니다.


 

꼬마야~ 나 신문 하나 줘.” “알았슈~” 소년은 신이 나서 그 손님에게 달려갔다. 당시 신문을 한 부 팔면 매출액의 30%가 이문으로 남았다. 소년이 이어서 간 곳은 당시 천안역 앞에 위치한 차부(터미널의 옛 이름)였다.

 

발차를 기다리며 시외버스에 탑승해 있는 승객들이 타깃이었다. 지금이야 스마트 폰 삼매경에 푹 빠져 신문은커녕 조그만 책자조차 보려는 사람이 없는 즈음이다. 하지만 당시엔 신문이 대단한 인기몰이를 했다.

 

아무튼 그렇게 신문을 판 소년은 오늘 오전처럼 비가 쏟아지는 때면 갑자기 우산장사로 돌변했다. 시장으로 달려가 우산을 떼다 판 것이었다. 그처럼 열심히, 그리고 악착같이 소년가장으로 잔뼈가 굵은 소년에게도 세월과 나이는 비껴가지 않았다.

 

나이를 먹어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한데 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무지렁이였기에 늘 그렇게 직업으로 삼은 건 박봉과 힘듦이 교차하는 비정규직 따위의 점철이 고작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어찌어찌 경비원으로 취업했으되 그 지독한 박봉의 그늘은 피해갈 수 없었다.

 

좌고우면 끝에 글을 써서 가외의 돈을 벌자고 작심했다. 고기를 잡으려면 그물을 만들어야 하는 법. 이 또한 심사숙고 뒤에 도서관을 밥 먹듯 다니는 것으로 충당했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책은 많이 보면 볼수록 지식의 샘에 알토란 지혜까지 가득 쌓이는 법이().

 

10여 년 전부터 언론사의 시민기자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자 원고료라는 부수입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두 아이 모두 대학()까지 무리 없이 가르칠 수 있었다. 여세를 몰아 작년엔 생애 첫 저서도 발간했다.

 

출판의 종류엔 자비 부담과 전액 출판사 부담이 있는데 나는 후자의 경우였다. 저서의 집필 와중에 낭보가 찾아왔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지인 중에 언론사 간부님이 계셨는데 만나자는 통보가 왔다.

 

출간 관계로 마침맞게 상경할 일이 있었기에 흔쾌히 동의했다. “우리 회사에서 자네처럼 글 잘 쓰는 사람을 대전.충청지역 취재본부장으로 찾고 있어서 내가 천거할 요량이네.” “감사합니다!”

 

미리 준비해간 이력서와 주제가 있는 수필 3편의 검토를 마친 사장님께서도 오케이~!” 하셨다. 신문팔이 소년에서 일약 언론사 본부장이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지금 이 글과는 별도로 모 유명인사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따로 쓰고 있다. 뭐든 마찬가지겠지만 세상사는 마음먹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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