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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당진 9미 '간재미회무침'은 황홀 그자체

2016.04.19(화) 11:48:35 | 윤석천 (이메일주소:dj3637dh2927@hanmail.net
               	dj3637dh292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서해안의 별미이자 당진에서는 아예 ‘당진 9미’로 정해 놓은 우리 충남 서해의 맛있는 먹거리가 있다. 바로 간재미다. 


간재미가 나오는 지역은 당진뿐만 아니라 태안, 서산, 서천, 보령에 이르기까지 서해에서는 골고루 공평하게 잘 잡힌다. 다만 그중에서도  당진은 이 맛을 제대로 알리고자 시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많이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덕분에 간재미를 먹으려는 서울과 경기도 수도권 사람들이 우리 충청남도 서해를 찾아주니 당진시의 노력을 인정해 드리지 않을수 없다.

 

간재미는 누구 덕분인지 모르지만 이름이 참 많은 물고기로도 유명하다. 간재미는 표준어가 가오리다.  경상남도에서도 가오리, 전라도와 충청도에서는 간재미라고 일컫는데 충청남도 내에서도 어민들마다, 혹은 식당 주인들마다 '갱개미'라고도 부르고 간자미, 또는 가자미라고도 한다.

전라도에서는 홍어가 유명하지만 우리 서해의 간재미와는 사촌지간이다. 모양새도 비슷하다.

 

하지만 먹는 방법이나 맛은 천양지차다.

홍어는 대개 삭혀서 즐긴다. 접시에 담겨 상에 오르는 순간부터 특유의 강렬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한 점 집어서 입 안에 넣고 우물거리면 알싸한 기운이 콧속을 가득 채운다. 그래서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족을 못쓸만큼 즐겨먹지만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은 “퇴비 썩는 냄새가 난다”며 피한다.

아마도 홍어는 열대과일 중 두리안 같은 존재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서 못 먹지만 많은 사람들이 “똥냄새가 장난 아니다”며 기피하는 그 과일.

 

이렇듯 호불호(好不好)가 확연한 홍어에 비해 간재미는 고맙게도 모든 사람들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 같이 좋아하는 맛이다.

간재미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으로 웬만큼 알았으니 이제는 간재미 맛 보러 당진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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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서 간재미가 유명한 곳은 장고항이다. 작년에 국가 어항으로 승격돼 아주 큰 국비를 받아 현재 대대적인 관광자원화 공사가 진행중이기도 하다.

 

사진은 썰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갯벌이 드러나고 있는 장고항 초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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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항 갯벌에 정박해 있는 소형 어선들. 그리고 방파제 선척장에도 크고 작은 배들이 정박해 바다의 낭만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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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항에는 당진시수산물 유통센터가 있는데 건물 앞에서 생선을 말리고 있다. 꾸덕꾸덕 말린 생선은 나중에 찜과 탕등 여러 요리재료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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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횟집상가가 밀집해 있는 당진시수산물 유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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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에 들어가 보니 정말 많은 횟집들이 있다.  봄철 나들이를 나온 상춘객들은 횟집 이곳저것을 돌아보며 맛난 먹거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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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정 간재미회무침을 위해 한마리 뜨러 식당 안으로 스윽~.

 

사장님이 수족관에서 싱싱하고 튼실한 한 마리를 척 건져 올려 보여주신다.

오늘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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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난 뒤 껍질을 벗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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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살코기를 횟감으로 잘라놓는데 여기서 한가지 팁.

 

간재미를 막걸리로 씻어내면 살이 더 쫄깃쫄깃해지는데 이는 막걸리 속의 알코올과 유기산이 간재미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살이 꼬들꼬들하고 풀어지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식초를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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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부분도 그냥 버리지 안고 칼로 자각자각 찍어(위 사진) 부드럽게 만들어 회 무침을 할때 함께 넣어준다. 이 간재미뼈의 맛은 돼지고기 오돌뼈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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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침용으로 자른 간재미는 면포에 놓고 물기를 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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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미회무침에는 사과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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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저민 간재미에 미리 준비한 양파, 당근, 오이, 참깨, 식초, 다진 파, 마늘, 생강, 설탕, 사과에 방풍까지 봄철에 나오는 제철 식재료를 듬뿍 넣은뒤 참기름으로 살짝 둘러준다.

 

간재미회무침은 초고추장으로 무친 초회의 일종이다. 홍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과 질감이 다르고 조리법도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홍어는 숙성시켜 조리에 이용하지만 간재미는 이렇게 살아있는 활어를 잡아 신선한 상태로 조리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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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물럭 주물럭... 아, 침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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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안성된 당진9미 간재미회무침. 봄동 배춧잎 위에 소담스럽게 올려놓고 참깨로 마무리. 옆에 있는 맥주가 빨리 한잔 마셔달라고 아우성이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간재미 회무침. 이 달콤새콤한 맛을 못 잊어 당진과 서해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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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에 젓가락으로 간재미 회무침 살점을 들어 야체와 함께 씹어 먹는다.

새콤하고 달콤한 양념과 아삭거리는 채소가 입맛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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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접시의 간재미 회무침은 진정 입맛 잃은 사람, 오랜 투병 끝에 입맛이 까칠해진 사람, 뭔가 특별한 미각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제격이다.

 

그리고 이건 다른 생선에 비해 식감이 독특하다. 광어나 우럭 회에 견주면 쫄깃하고, 뼈째 썬 회보다는 질기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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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살점이 목을 타고 넘어가고, 이내 물렁뼈만 질겅거리게 된다. 구수한 맛과 싱그러운 바다의 내음이 함께 느껴진다

 

또 하나, 장고항의 식당에서는 회무침에 국수를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 간을 한 소면 위에 간재미회를 얹어 비빔국수처럼 먹는다. 도심 포장마차하고는 비교불가다.

갓 잡은 간재미로는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듬뿍 풀어 넣은 간재미 매운탕을 끓여 먹기도 한다.

한겨울 세찬 바닷바람 맞으며 더 시렸을 빈속 달래기엔 더할 나위 없는 한 끼 식사라고 하는데 다음에는 이 간재미 매운탕을 한그릇 해야겠다.

 

진정 행복한 당진 장고항의 간재미 맛 여행이었다. 다음 여행이 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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