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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진정한 해장국의 숨은 고수 ‘물메기탕’

서천 홍원항은 지금 물메기 천국… 항포구 구경하고 해장국 ‘후루룩~’

2016.03.20(일) 09:28:20 | 최순옥 (이메일주소:didrnlwk55@hanmail.net
               	didrnlwk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탕류를 좋아한다. 식사를 하게 되면 으레 국이나 탕을 찾는다.
국보다 한 차원 높은게 탕이다. 국이나 탕 없이 맨밥만 먹게 되면 무슨 이유인지 허전하다.
회를 먹은 후에도 식사시에는 매운탕이나 지리탕으로 마무리를 하는 게 정석이다.
 
그중에 12월부터 3월까지 제철인 물메기는 딱 지금밖에 못먹는 겨울 별미인데, 물메기탕은 뭐니뭐니 해도 해장국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육질히 흐물흐물 풀어져 몇 번 씹을 것도 없고 국물과 함께 후루룩 마셔버릴 수 있어 좋고, 무나 대파 등을 넣고 끓이되 맑게 끓인 맑은탕, 고춧가루로 칼칼하게 맛을 낸 매운탕 두종류 모두 다 국물 맛이 시원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린 맛 전혀 없고 깔끔하고 시원한데다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속살 맛은 미식가들을 감탄의 도가니에 빠트린다. 그래서 속 풀리는 진정한 해장국의 숨은 고수이자 애주가라면 꼭 먹어봐야 할 물메기탕이라는 ‘존경스러운’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서천 홍원항 전경. 맑고 푸르고 시원한 하늘과 바닷바람이 항포구의 낭만을 더해준다.

▲ 서천 홍원항 전경. 맑고 푸르고 시원한 하늘과 바닷바람이 항포구의 낭만을 더해준다.

홍원항의 명물, 바다 위 구름다리

▲ 홍원항의 명물, 바다 위 구름다리

뱃사람들의 길라잡이, 홍원항 붉은 등대

▲ 뱃사람들의 길라잡이, 홍원항 붉은 등대

말리고 있는 물메기. 말린 물메기는 나중에 미식가들을 위한 물메기찜으로 쓴다.

▲ 홍원항 횟집 상가 앞에서 말리고 있는 물메기. 말린 물메기는 나중에 미식가들을 위한 물메기찜으로 쓴다.

물메기 알.

▲ 물메기 알.

경매중은 위판장. 바닥엔 물메기 천국이다.

▲ 경매중인 위판장. 바닥엔 물메기 천국이다.

오늘 요리의 주인공 물메기들

▲ 오늘 요리의 주인공 물메기들

위판장 직원이 낙찰자들의 아름표를 물메기 위헤 올려놓고 있다.

▲ 위판장 직원이 낙찰자들의 식별표를 물메기 위에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굴욕도 이런 굴욕이 또 있을까?
맛이 기가 막힐뿐더러 진정한 애주가들에게는 모르는 이 없을만큼 최고중의 최고 속풀이 해장국으로 꼽히는 물메기탕. 어디서는 곰치라고도 불리우고 어디서는 물텀뱅이나 물잠뱅이라고도 불린다. 그래도 물텀뱅이와 물잠뱅이 같은 사투리나 방언이 더 정겹다.
 
그런데 이 친구가 굴욕인 이유는 애주가들에게 해마다 겨울부터 3월말까지 최고의 해장국으로 인기가 높을뿐더러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 한겨울을 기다려야 하는 인기 메뉴인데도 별명이 물텀뱅이라는 속칭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 친구 물메기는 과거에 어민들이 바다에서 조업중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생김새가 워낙 흉하여 잡자마자 바다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아마도 사람들이 맛나게 찾으면서 이제는 귀한 몸값 자랑하는 아구처럼, 초기에는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천대를 받았던 것과 똑같다. 그런데 이때 물메기를 바다에 휙~ 던졌을때 물에 빠지는 소리가 “텀벙(혹은 첨벙)”이라 해서 물텀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것이다.
 
생김새는 흐물흐물한 살집과 둔한 모양, 영낙없이 못생긴 어류지만 진정 그 맛을 알고난 후 부터는 이 계절을 그냥 보낼수가 없는 것이다.
 
자, 3월도 중순을 넘겨버렸다. 이제 3월과 4월초까지만 잡히는 물메기를 먹지 못하면 술꾼들은 후회하게 된다. 그러니 쌀쌀한 날씨가 더워지기 전 물메기탕을 먹어보자.
 

오늘 서천 홍원항 식당에서 맛본 물메기탕 요리는 생물, 즉 살아있는 것으로 한 것이다.

▲ 수족관의 물메기. 오늘 서천 홍원항 식당에서 맛본 물메기탕 요리는 생물, 즉 살아있는 것으로 한 것이다.

먼저 식당 사장님이 물메기 한마리를 꺼낸다.

▲ 먼저 식당 사장님이 뜰채로 물메기 한마리를 꺼낸다.

칼로 물메기 손질

▲ 칼로 물메기 손질

토막내 손질한 물메기와 함께 냄비의 무가 끓고있다.

▲ 토막내 손질한 물메기와 함께 냄비의 무가 끓고있다.

대파, 마늘, 고추 같은 야채도 필수준비

▲ 대파, 마늘, 고추 같은 야채도 필수 준비 재료다.

드디어 펄펄 끓는 무 육수에 물메기 투하.

▲ 드디어 펄펄 끓는 무 육수에 물메기 투하.

물메기가 끓을때 이 안에 야채를 넣는다.

▲ 물메기가 끓을때 냄비 안에 야채를 넣는다.



물메기탕 시식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직접 집에서 요리하는 법, 다른 하나는 서천 홍원항으로 달려가 홍원항 구경도 하면서 바닷바람도 쐬고 물메기 경매 구경도 하고, 근처 식당에서 물메기탕도 한그릇 시원하게 후루룩~ 먹어 보는 방법이다.
 
그럼 먼저 집에서 회삿일로 술 먹고 들어온 남편, 그리고 칼칼한 탕 좋아하는 가족들을 위해 물메기탕 끓이는 간단한 법 소개해 볼까.
 
물메기 한 마리 사 놓고 멸치나 다시마 국물을 낸 뒤 무, 대파를 준비한다.
이때 물메기 특유의 시원한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멸치국물은 연하게 내주는게 중요하다.
그 밖에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콩나물, 양파, 고추를 더 넣기도 한다. 또한 물메기든 일반 고기든 물고기는 반드시 핏물을 깨끗히 제거해야 비린맛과 냄새가 없어진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먼저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끓여 만든 뒤 건더기를 모두 건져준 다음 무를 먼저 넣고 끓인다. 그 이유는 물메기가 살이 부드러워 오래 끓이면 부서지기 때문에 무를 먼저 끓여 익힌후 물메기를 넣고 짧게 끓여주면 된다. 생선국물요리는 국물이 팔팔 끓을 때 생선을 넣어야 살이 부서서지지 않고 표면의 단백질이 단단해져 속의 좋은 맛이 흘러나오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비린내가 날아가도록 뚜껑을 열고 팔팔 끓기 시작하면 5분 정도만 더 끓여준다.
아울러 탕이 끓을때 냄비 위에 떠오른 거품은 거둬야 국물 맛도 모양도 깔끔한데 투명한 물메기 속살이 하얗게 익었으면 소금으로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다진마늘을 살살 풀어주면서 1분 정도 더 끓인후 마지막으로 대파를 넣어 1분간 더 끓인 후 불을 꺼주면 된다.
여기에 더 맵고 칼칼한 맛을 추가하고 싶다면 청양고추를 쏙~.
 

자, 완성된 물메기탕 맑은 국이다. 저 국물과 회색빛 살코기. 그리고 맑은 국물. 아...

▲ 자, 완성된 물메기탕 맑은 국이다. 저 국물과 회색빛 살코기. 아...

요거는 물메기 껍질인데 이걸 안먹으면 후회한다고. 특히 귀한 분과 함께 하는 자리라면 이건 얄보해야 한단다.

▲ 요거는 물메기 껍질인데 이걸 안먹으면 후회한다고. 특히 귀한 분과 함께 하는 자리라면 이건 양보해야 한단다.

음... 이 하? 속살, 워낙 부드러워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 음... 이 하이얀 속살, 워낙 부드러워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역시 입 안에서 살살...

▲ 역시 입 안에서 살살...

물메기 염통. 이것도 긔한 분께는 양보해야 하는 부분. 이건 준비된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서...

▲ 물메기 염통. 이것도 귀한 분께는 양보해야 하는 부분. 이건 준비된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서...

마지막 살코기... 아, 오늘은 이걸로 모든게 끝이다. 진정한 해장국의 '끝판왕'

▲ 마지막 살코기... 아, 오늘은 이걸로 모든게 끝이다. 진정한 해장국의 '끝판왕'



물메기탕은 국물 맛 또한 황태해장국과 비슷하게 시원하면서 뒷맛이 깔끔하다. 속살의 부드러운 질감은 젓가락으로 잘 떠지지 않을 정도인데 술 먹고 속이 불편한 다음 날 아침에 이 뜨끈한 국물에 속이 풀어지고, 궁극의 시원함과 깔끔한 맛 때문에 울렁거리는 속에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뽀얀 속살이 비린 냄새가 전혀 없기에 비린 음식 싫어하는 분들이 더욱 맛있게 드실 듯하다.
 
마지막으로 언젠가 시집에서 읽은 물메기탕을 예찬했던 시 한줄 적어 본다.
“~ 귓등에 눈이나 받으며 물메기탕 끓이는 집 찾아 갈까 하네 / 무처럼 희고 둥근 바다로 난 길 몇 칼 냄비에다 썰어 넣고 / 주인이 대파 다듬는 동안 물메기탕 설설 끓어 나는 괜히 서럽겠네 / 눈 오신다 하기만 하면 근해(近海)의 어두운 속살 같은 국그릇에 코를 박고 / 한쪽 어깨를 내리고 한 숟가락 후루룩 떠먹고 / 떠돌던 눈송이 툇마루 끝에 내려앉는 것 한번 보고 / 여자가 옆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는 생각을 하겠네”
 
자, 더 늦기 전에 서천 홍원항에서 물메기탕 한그릇 말아보자.
 
홍원항 가는 길 : 내비에 그냥 ‘홍원항’이라 치면 됨
주소지 : 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
홍원항 위판장 전화번호 : 041-952-3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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