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따라 산책하기 좋은 서산 해미읍성
한결 따스해진 봄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한국인이 좋아하고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관광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었던 충남 서산 해미읍성을 찾았습니다. 이 곳은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가 열린 곳입니다. 당시 6000여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교황을 맞았을 정도로 드넓은 장소인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간 뒤 해미읍성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또한 해미읍성은 지금은 드넓은 잔디밭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평온한 장소이지만 과거에는 수많은 천주교도들이 처형을 받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기에 천주교인들이 해미읍성 안으로 끌려와 재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남쪽에 위치한 진남루에서 동헌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둥근 담장을 두른 옥사를 볼 수 있는데 바로 이 옥사에는 충청도 각지에서 잡힌 천주교 신자로 가득했던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들어 있습니다.
또한 해미읍성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유독 눈에 띄는 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바로 회화나무인데요. 이 나무는 천주교인들이 매달려서 고문을 받았던 나무로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희생된 순교자들을 등불에 빗대 이 나무를 호야나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또 어디선가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를 따라가 보니 사물놀이패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의 연주이긴 했지만 패기만큼은 젊은이 못지않은 신명나는 장단 이었습니다. 이렇게 매주 토요일에는 전통문화공연를 비롯한 줄타기, 사물놀이, 대북, 땅재주 등도 즐길 수 있어 사라져가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 민속놀이 체험장에서는 굴렁쇠 굴리기, 투호놀이 등의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계단을 따라 해미읍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청허정 주변에 오르면 해미읍성의 전경이 내려다 보임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의 얼굴을 새긴 장승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한 조각가가 2010년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소나무들을 모아다가 장승들을 만들어놨다고 하는데 대통령들의 얼굴은 근엄하기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최근의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까지 볼 수 있습니다.
청허정에 오를 때에는 계단을 따라 올랐지만 반대편으로는 상쾌함이 가득한 소나무 숲을 따라 내려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봄이 다가오고 있어 푸르름이 덜했지만 곧 날씨가 따뜻해 지고 봄이 오고 여름이 되면 초록의 싱그러움과 함께 이 곳의 평상에서 잠시 쉬어가면 그야말로 신선 놀음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