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호수만큼 평화로워… 가족나들이로 제격
3월의 찬바람 속, 봄이 저 멀리서 서성이는 어스름 해질녘에 예당관광지에 있는 조각공원을 찾았습니다. 잔잔한 물결의 예당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아티스트들의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운취 있는 곳입니다. 편안한 벤치 옆에 누워서 책을 읽는 사람모습의 조각품에서 평화로움을 느낍니다. 일상을 벗어나 훌쩍 떠나는 여행 중에 만난 소나무 숲 사이로 넓은 호수가 보입니다. 조각공원에서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애국지사들을 만나는 일도 의미로운 일입니다.
차가운 날씨 속에 정긍모 제독의 흉상이 조각공원에 서 있습니다. "세월은 유수한데 인걸은 온데간데없다" 는 말이 실감 나는 하루입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데". 나는 죽어서 무엇을 남겨야 할까 고민을 해봅니다.
세상을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사람 둘 셋만 만나면 남의 흉허물을 들추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늘 친절하고 밝은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고 격려와 배려가 담긴 좋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조국을 위해 살다가신 분들의 모습에서 지금 나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오직 내 밥숟가락을 위해 살지만 않았는지, 조국과 이웃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김풍익 중령의 모습에서 젊은 나이 29세에 죽음도 불사한 군인정신을 엿보게 됩니다. 이 나라에 다시는 전쟁이 발생하지 않고 젊은 목숨이 빼앗기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합니다.
육중한 철이나 쇠에도 생명을 불어 넣으면 훌륭한 작품이 되듯이 하루하루 나를 단련하고 키우다가 보면 참다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서'라는 아름다운 삶을 실천해야 할 것이고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