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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몽산포 해수욕장의 행복하게 몽롱했던 추억

2015.11.17(화) 10:02:07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나처럼 삭막한 도시의 콘크리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바람이 존재한다. 그것도 얼추 간절한. 그 바람의 실체는 바로 바다를 동경한다는 것이다.
 
바다는 어제 가도 변함이 없다. 격렬한 파도는 매너리즘에 빠진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교훈으로 작용한다. 유람선에 올라 새우 과자를 미끼로 꼼수를 부리는 승객들을 쫓아 줄기차게 날갯짓을 하며 따라오는 갈매기들의 끈기 역시 본받을 만 하다.
 
한국의 바다는 삼면으로 이뤄져 있는데 선호하는 곳은 단연 서해(西海)다. 특히나 태안반도는 언제 찾아도 힐링까지 선사하는 푸근함이 좋다. 만리포와 꽃지 해수욕장에 이어 처음으로 찾은 곳이 몽산포 해수욕장이었다.
 
아들이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는 몽산포 해변의 펜션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 네 시를 넘기고 있었다. 백사장 끝까지 밀물이 차올라 철썩이는 파도소리는 우리가 짐을 푼 펜션의 안에서도 들려 여행을 잘 왔다 싶었다. 펜션을 나와 몽산포 항으로 이동했다.
 
찬바람이 부는 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산물 판매장에서 흥정을 하거나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헌데 일부 사람의 경우엔 보기만 해도 위험하지 짝이 없는 테트라포드(tetrapod)에 서서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어 걱정이 앞섰다.
 
이는 얼마 전 그 테트라포드에서 낚시를 즐기던 부부가 바다에 빠져 남편은 구조되었지만 아내는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다는 뉴스가 떠오른 때문이었다. 참고로 ‘테트라포드’는 중심에서 사방으로 발이 나와 있는 콘크리트 블록이다.
 
프랑스에서 발명한 것으로, 방파제나 강바닥을 보호하는 데 쓰인다. 저녁으론 ‘태안의 명물’이라는 안면도 게국지를 먹었다. 펜션으로 돌아와 아들과 술을 나눠 마셨는데 기분은 몽롱하도록 그렇게 좋았다!
 
이튿날에도 버릇처럼 꼭두새벽에 일어난 나와는 달리 아들은 아직도 한밤중이었다. 어느새 썰물로 바뀌어 해수욕장 본연의 모습으로 얼굴이 바뀐 몽산포 해변을 걸었다. 그리곤 바닷물이 요동치고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
 
저만치서 어선이 통통거리며 저 먼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문득 ‘배는 노(櫓) 젓는 대로 간다’는 교훈이 생각의 틈새로 들어왔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가장 주안을 두고 밥상머리 교육으로 가르친 건 단연 효도와 예의범절 준수였다.
 
태안반도로의 여행은 전적으로 효심이 바다처럼 깊은 아들 덕분이었다. 갈수록 부모에 대한 자녀의 효도가 상실되고 있다고들 걱정한다. 하지만 우리 집의 경우엔 전혀 맞지 않는 말이다. 아들과 딸 모두 자타공인의 효자인 때문이다.
 
병원일이 바빠 동행하지 못 한 딸이 태안을 떠나는 내내 눈에 밟히는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곧 발간되는 나의 책이 많이 팔리길 소망한다. 그래서 인세를 두둑하게 받고 여기저기 강의도 많이 다녔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 여행 경비는 아빠가 모두 쏜다. 이번엔 서천으로 가자!”며 큰소리까지 뻥뻥 치고 싶다.
 

밀물로 꽉 찬 몽산포 해수욕장

▲ 밀물로 꽉 찬 몽산포 해수욕장

우리가 1박한 펜션

▲ 우리가 1박한 펜션

몽산포 항의 고즈넉한 풍경

▲ 몽산포 항의 고즈넉한 풍경

저 배를 타면 어디까지 갈까?

▲ 저 배를 타면 어디까지 갈까?

테트라포드는 위험합니다!

▲ 테트라포드는 위험합니다!

썰물로 바뀐 몽산포 해변

▲ 썰물로 바뀐 몽산포 해변

그림보다 아름다운 몽산포 해수욕장

▲ 그림보다 아름다운 몽산포 해수욕장

저 갈매기는 뭘 생각하는 걸까?

▲ 저 갈매기는 뭘 생각하는 걸까?

개펄도 살아 숨쉰다

▲ 개펄도 살아 숨쉰다

목가적 풍경의 펜션

▲ 목가적 풍경의 펜션

효자 아들이 아내를 또 업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 효자 아들이 아내를 또 업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몽산포야, 다시 보자

▲ 몽산포야,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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