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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결혼 34주년에 받은 선물

57년 인생살이 담긴 나의 첫 저서 시안 받아

2015.10.12(월) 04:41:24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부부의 결혼 34주년 기념일이다. 야근을 마치고 귀가한 어제 아침부터는 일부러 아무것도 않고 가급적 ‘치열하게’ 쉬었다. 평소완 달리 술도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오로지 휴식만을 취한 것은 앞으로 할 일이 많은 때문이었다.

또한 오늘은 지난 주 월요일에 노르웨이로 학술세미나를 떠난 딸도 귀국하는 날이다.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다소 심란하여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오늘 새벽 3시가 되었다. 충분히 잠을 잔 터였기에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마시며 PC를 켰다.

그리곤 메일을 살펴보니...... 예정보다 빠르게 나의 첫 저서 시안(試案) 교정 분이 도착해 있었다! 예정보다 나흘이나 빠르게 도착한 것이었다. 즉시로 출판사 사장님께 답신의 인사를 보내자마자 프린터에 의한 출력에 들어갔다.

323페이지에 이르는 적지 않은 분량의 내 첫 저서는 지난 몇 달간 열과 성을 다 기울여 쓴 작품이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참 많이 울었다. 여기엔 내 57년 인생살이가 모두 녹아있는 때문이었다.

나와 아버지를 버리고 떠난 어머니에 대한 증오에서부터 소년가장 시절 구두를 닦고 우산을 팔았던 아픔까지 망라돼 있다. 그러면서도 이후 만나 가정을 꾸린 아내를 여전히 사랑했다.
 
또한 내 분신인 두 아이를 누구 못지않은 훌륭한 인재로 키울 수 있었던 건 내가 받지 못 한 것에 대한 당연한 보상 성격이 작용한 덕분이다. 겨울엔 방 안의 자리끼마저 꽁꽁 얼어 동태가 되던 반 지하 월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지독한 가난은 항상 그림자로 따라붙어 당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그랬음에도 현모양처 아내는 그 모든 어려움까지를 감내하며 나를 내조하고 아이들을 보살폈다. 출.퇴근을 하면서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안을 살펴보면 풍경은 대동소이하다.

과거처럼 책을 보는 이는 없고 온통 스마트 폰 중독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른다. 그렇긴 하지만 나의 첫 발간 저서는 반드시 대박이 나리라 확신한다. 이런 믿음이 없었다면 내가 어찌 지난봄부터 그처럼 치열하게 책을 써올 수 있었으랴.

오늘 새벽에 받은 나의 첫 저서 시안(試案)은 우리 부부의 결혼 34주년 선물이다. 나를 닮아서 성격이 빠른 프린터 녀석은 어느새 출력물을 다 쏟아놓고 종이를 더 넣으라며 씩씩거린다. “프 군(君)아. 수고했다.”

오늘 출력된 것을 다시 꼼꼼하게 살펴볼 것이다. 오자를 찾아낸 뒤 삽입용 자료와 사진을 갈무리하는 건 다음 순서다. 그런 다음 상경하여 출판사에 넘기면 남은 건, 책으로 만나는 것뿐이다. 뜻밖의 결혼기념일 선물에 나는 새벽부터 행복하다.


 

아이들은 제 사랑의 모두입니다.

▲ 아이들은 제 사랑의 모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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