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삼형제의 '망치소리'

논산시 연산면 3대째 이어오는 연산대장간

2015.09.25(금) 01:11:47 | 수운 (이메일주소:hayang27@hanmail.net
               	hayang2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화덕 안에 이글이글한 불길

▲ 화덕 안에 이글이글한 불길



연산면 연산시장은 1번국도 대전에서 논산으로 4차선 도로가 나기 전까지는
제법 번화한 곳이었지요.
호남으로 내려가는 차들이 지나가는 길목이어서 통행량도 많았고,
베이비붐 시대에는 아이들도 많아서 연산역이며, 대추상가들은 늘 사람들이 흥성거렸지요.
그 이전부터 이곳을 지켜온 흔적이 곳곳에 있는데요.
이곳 연산대장간(옛날이름 연산 문화 철물점)도 그 중 하나예요.



 

연산대장간 입구

▲ 연산대장간 입구



부엌칼은 어디에서 사야 할까요?
날이 무딘 부엌칼을 갈아서 사용하다가 답답해서
새로 사기로 마음먹었는데요.
좀 특별한 칼을 사러 길을 나섰어요.
대장간의 부엌칼을 사용하는 집은 많지 않지요.
나무로 된 손잡이며, 컴푸른 무쇠날이 너무 투박하고 무섭게 생겨서
좀 꺼려지곤 하지요.
하지만 사용해 본 사람들은 그 성능에 반하게 되죠.
지난번 조개캐러 가느라 호미를 사러 들렀었는데요.
해마다 몇 번씩은 들르게 되네요.
사진찍기 좋아하는 딸이랑 함께 나들이 삼아 나가니 기분이 좋네요.



 

대장간 작업장 안으로

▲ 대장간 작업장 안으로



철물점 앞으로는 갖가지 농기구들이 상자에 담겨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네요.
그 통로를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면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인 작업장이 나옵니다.
딸아이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니
특별히 안으로 들어와서 사진도 찍을 수 있게 해 주시네요.
친절한 사장님입니다.

호미 하나를 뚝딱 만들고 나서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십니다.
이분은 연산대장간 둘째 사장님이신 유성배 사장님입니다.
저는 몇 번 들렀었고 큰사장님하고 나름 안면을 터 놓은 터라
친절한 설명은 딸아이에게 양보했지요.



 

한창 작업 중인 모습

▲ 한창 작업 중인 모습



값 싼 중국산과 대장간 제품이
왜 다른지를 차분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결론은 쇳물에 들어가는 무쇠와 합금이 되는 철 종류의 농도에 따라서
강도가 달라진다는 것인데요.
중국산은 저렴한 재료비로 만들기 때문에 그 강도가 대장간의 제품보다 떨어진다는군요.
시골에서 호미를 사용해 본 사람이면
중국산 호미는 호미날이 수 무뎌지고 닳아버린다는 사실을 다 알죠.



 

쇠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모습

▲ 쇠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모습



오랜 시간동안 불을 피워준 화덕이에요.
먼지가 쌓인 화덕위를 슥 문지르자 연산대장간 글자가 선명하네요.
화덕 안에서는 불이 이글이글 타 오르고 있고,
쇠붙이들이 발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연산대장간 화덕

▲ 연산대장간 화덕


 

화덕 안의 불빛

▲ 화덕 안의 불빛



이렇게 화덕안에서 구워낸 쇠를
두드리고, 꺾고, 구부리고, 펴서 농가에 필요한 연장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거죠.
그렇게 만들어낸 쇠스랑이며, 괭이, 호미, 거름대 등
농기구들이 한켠에 수북이 쌓여있고,
호미들이 나란히 줄을 서 있네요.



 

완성해 놓은 농기구들

▲ 완성해 놓은 농기구들


 

가지런히 걸려 있는 호미들

▲ 가지런히 걸려 있는 호미들



이렇게 직접 두드려서 만든 것은
나무로 자루를 해서 박고,
연산대장간 이름을 새깁니다.
나름 메이커 연장이 되는거죠.



 

낮자루에 새겨진 연산대장간 낙인

▲ 낮자루에 새겨진 연산대장간 표식



이번엔 특별한 연장을 하나 소개해 주는데요.
절단해 놓은 쇠붙이들이 보이는데요.
그냥 보아서는 무슨 용도인지 알기가 어렵네요.
저는 작두날이 아닐까 했는데요.
사장님이 완성된 물건을 보여주시네요.



 

작업 중인 정글도

▲ 작업 중인 정글도



무섭게 생긴 긴 칼이 보이네요.끝이 갈고리로 되어 있어서 무슨 용도일까 생각해 봤는데요.
바로 시골에서 사용하는 정글도입니다.
보통은 날만 있어서 가지를 치는 데만 사용하는데요.
농민들이 불편해서 끝에 고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고,
완전 편리하게 사용하는 칼이 만들어졌다네요.
사용하는 분들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고 해요.



 

완성된 정글도

▲ 완성된 정글도



이것도 인기 품목이라는데요.
뭘까요?
바로, 신발 밑에 대고서 나무에 올라가는 도구랍니다.
그러니까 누구든지 필요한 물건을 설명만 해 주면
쇠로 된 것은 다 만들어 준답니다.



 

나무에 올라가는 도구

▲ 나무에 올라가는 도구



대장간의 주인공 두 형제분입니다.
오른쪽 장남은 삼대째 대장간을 이어오시는 유성열 사장님이고,
왼쪽 분은 셋째인 유성배 사장님이에요.
셋째도 대장간에 뜻이 있어 몇 년 전부터 여기서 일하고 계시고,
곧 둘째도 같이 대장간에서 일하신다네요.

연산대장간 인기가 전국적으로 퍼져서 얼마전에는 아침마당에도 출연했고,
여러 방송과 잡지도 탔다고 해요.
우리 지역에 이런 유명한 전통문화 장인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네요.
아직은 지정되어 있지 않지만 지역에서 이런 분야의 장인들에게
어떤 자격을 지정해 주어서 지역의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네요.
막내 사장님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대장간 체험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하세요.
이미 연산면에 부지도 확보가 되어 있어서 공사가 예정되어 있다고 해요.



 

3대 대장장이 유성열, 유성배 형제

▲ 3대 대장장이 유성열, 유성배 형제



고인이 되신 2대 사장님께서 사용하시던 의자랍니다
정말 오래되고 낡은 의자인데요.
아버님을 생각하면서 아직도 잘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선대 대장장이께서 사용하시던 의자

▲ 선대 대장장이께서 사용하시던 의자



순수한 열정으로 쇠를 두드리는 대장장이의 소망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연산대장간에서 두드려서 만든 부엌칼을 소개합니다.
부엌칼을 보이기가 좀 그렇긴 한대요.
아무튼 정말 좋아요.
재래식 칼이라 무거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주 가벼워요.
날이 무뎌지지 않고, 잘 들어요.
강력 추천합니다.



 

연산대장간의 부엌칼

▲ 연산대장간의 부엌칼




참, 위치를 잘 찾으셔야 해요.
무쇠를 두드려서 만든 연장을 사려면
연산시장 입구가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수운님의 다른 기사 보기

[수운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