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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세계유산의 의미와 과제

세계유산 탄생에 바란다(2) 장호수/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2015.08.06(목) 14:53:5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고대 동아시아 교류 주도 ‘국제성’ 호평
백제 역사 관통 통로 ‘금강뱃길’ 열어야

 

백제세계유산의의미와과제 1

신라의 경주, 고구려의 평양, 고려의 개성에 이어 백제의 공주·부여·익산이 세계유산에 등재하였고 한양 도성이 준비를 하고 있으니 조만간 우리나라 역대 왕조의 수도가 모두 세계유산에 오르게 되는 또 하나의 진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현상이며, 우리 역사의 유구함과 유산의 진정성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세계유산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따라 평가하는데 같은 시기에 형성된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의 역사유산이 모두 세계유산이 되었다는 것은 각기 저마다의 고유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면 백제의 고유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백제유적을 실사(實査)한 국제자문단은 백제유산의 가치를 고대 동아시아 세계에서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와 교류를 주도한 결과로 나타난 ‘국제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백제는 일찍부터 아시아의 바다를 주름잡았고 남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진출하는 진취적 기상을 보였다. 백제인들이 남긴 유산은 이와 같은 백제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며 세계유산이라는 형식으로 늦게나마 세계무대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이제 백제유산을 통하여 백제의 정신을 되찾고 21세기 환황해권 시대의 역사적 맥락에 걸맞은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충남은 역사의 뿌리가 백제에 있고 해양 강국 백제의 후예로서 마땅히 환황해권 시대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주도해야 한다.

백제 역사와 문화유산은 고구려와 신라의 틈새에서 망국(亡國)의 역사로 치부되며 아직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고, 우리 역사에서 백제의 역할이 정당한 대접을 받으려면 무엇보다도 백제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본 연구가 선행되어 ‘백제학’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우선 백제 연구를 심화하기 위하여 백제 관련 국내외 연구자료를 빠짐없이 수집하고,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연구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연구 기능을 강화하여 백제 역사문화 연구를 한 단계 성숙시켜야 한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서는 그동안 공주 수촌리 유적, 서천 봉선리 유적, 서산 장리 고분 등 우리 지역에서 백제유적들을 다수 발굴하여 백제의 역사를 밝히는데 노력하였고, ‘백제사자료집’, ‘백제문화사대계’ 등을 발간하며 백제사 연구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이제부터 더욱 매진하여 백제역사문화 연구의 중심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 또한 연구 결과를 적극 활용하여 백제가 쌓은 동아시아 문명 교류의 전통을 오늘에 되살릴 수 있도록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문화를 중심으로 일본,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환황해문화권을 아우르는 새로운 교류의 역사를 만들어 가기 위한 방안을 만들 것이다. 공주와 부여의 백제유산은 중국의 시안(西安), 난징(南京), 뤄양(洛陽), 일본의 오사카(大阪), 교토(京都), 나라(奈良) 등 동시대성(同時代性)을 갖는 곳들과 상호 교류를 통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백제역사유적을 제대로 가꾸고 백제유산의 가치를 높여 역사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백제의 의식주(衣食住) 생활문화를 비롯한 산업기술은 당대의 최고 수준이었으며, 한산모시와 같이 아직도 그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있다. 백제 전통문화를 적극 활용하여 백제유산의 전통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현재적 가치로 전환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을 구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제 역사를 관통하는 통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공주에서 부여, 익산을 거쳐 금강 하구에 이르는 서해로 나갈 수 있는 금강뱃길을 활짝 열어 백제의 발자취를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약력> 연세대 사학과, 同대학원 사학과(문학석사·고고학), 청주대 대학원 환경조경학과(공학박사·조경학).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충북문화재연구원장 역임. 저서 ‘문화재학 이론과 방법’(백산자료원, 2011), ‘문화재 보존활용론’(민속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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