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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

“안정 경영 추구하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

신임 조합장 임기 개시 최다선, 홍일점 인터뷰

2015.04.09(목) 11:11:3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태안 근흥농협 청사 안에서 만난 함정경 조합장.

▲ 태안 근흥농협 청사 안에서 만난 함정경 조합장.



병든 노인뿐인 농어촌…문제는 사람
젊은 도시 구직자 시골 정착 제도를

 

<下> 최다선(전국) 및 최고령(충남)
 태안 근흥농협 함정경 조합장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3.11일)에서 뽑힌 신임 조합장들이 지난달 21일 일제히 임기를 시작했다. 충남에서는 모두 151명의 조합장이 취임했다. 71개 조합의 얼굴이 바뀐 가운데 특히 전국 최다선(11선)이자 충남 최고령인 태안 근흥농협 함정경(74) 조합장과 유일한 여성인 공주 사곡농협 이진양(62) 조합장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호(3.25일자) 이 조합장에 이어 이번호는 함 조합장의 소감과 포부를 들어본다. 인터뷰는 취임 이전에 이루어졌다.  
<편집자 주>
 
  
▲어떻게 일을 했기에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1번을 연임할 수 있었나.
-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한 것이, (사람이) 못나서 여기까지 왔다. 농민 조합원 대부분은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약자, 이른바 ‘촌놈’이다. 선거 운동 한다면서 경로당에 가서 뻐기고 제 자랑하는 사람을 절대 반기지 않는다. 난 그들에게 잘난 척 하지 않는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살아왔다. 조합원들과 전혀 격의 없이 지내왔다. 조합장 사무실도 자유롭게 개방했다. 우리 조합원들은 논바닥에서 일하다 흙 뭍은 장화를 신고 그냥 들어온다.
 
▲상대 후보가 중도 사퇴해서 무투표로 당선되기는 했지만, 선거 구호가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룩할, 믿고 맡길 수 있는 조합장’이었다. 여기에서 ‘안정’의 의미는.
-간단히 말해서 조합을 운영하는데 허욕(虛慾)을 부리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리 하겠다는 뜻이다. 수익사업을 한답시고 이것저것 일을 벌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우리 조합은 작다. (이웃 조합에) 병합되지 않으려고 애를 써서 겨우 지켜냈다. 작은 조합들을 합쳐서 덩치를 키운다지만 그리되면 조합원과 거리로나 마음으로나 멀어진다. 내 조합은 가까이 우리 마을에 있는 것이 아무래도 편하다.   
 
▲조합장으로서 근무 스타일이나 직원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믿을지 모르겠지만 지난 36년(정확히 35년 5개월) 동안 휴가를 간 적이 없다. 모친상 때 5일을 쉰 것이 전부다. 조합 직원의 태만이나 부정에는 단호하게 대처한다. 직원들 평균 봉급이, 쌀값으로 쳐서 연간 200가마 정도를 지급한다. 이 돈은 어디에서도 지원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성과를 낼 것을 강조한다. 개천에 물이 그냥 솟아나는 줄 알면 안 된다.
 
▲이번이 마지막 임기인데 앞으로 각오는.
-다시 주어진 4년 임기 내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주력하겠다. 여기 주민들의 나이가 평균 75세다. 6·25 참전 용사도 80여명이 있다, 한마디로 고령화 세대이고, 그동안 먹고 살기 위해서, 자식들 위해서 엄청나게 고생을 한 세대다.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동안의 고생에 대해 보답을 해줘야 한다.
 
▲36년째 한 자리에 있으면서 다른 자리에 한눈 판 적은 없었는지.
-농협중앙회에서 농민신문 이사(理事)직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거절했다. 정치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군의원이나 도의원을 하면 다녀야할 곳, 돈 쓸 데만 많지 내가 보기에 실속은 없다. 3~4천만원(지방의원 의정활동비) 주는 것조차 말이 많지 않나. 조합장 일이 훨씬 낫다.  
 
▲충남도가 역점을 두고 있는 3농혁신 정책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취지는 훌륭하지만 현실에,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문제는 사람이다. 시골 사람 대부분은 노인이고 그들의 70%는 이런저런 병을 앓는 환자다. 돈을 빌려가야 조합이 수익(이자)을 얻는데, 대출 실적이 없다. (새로운 것에 대한) 의욕이 없고 투자도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젊은 층은 의욕은 있지만 빚을 지게 돼있다. 영농 규모를 대형화해서, 기계로 농사를 지으면 된다고 하는데 결국은 그게 다 빚이다. 값비싼 농기계를 사들여 한 철 쓰고 나면 놀리는 실정이다.
 
▲언뜻 농촌 문제는 ‘백약이 무효’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대안이 있나.
-이곳 근흥초등학교의 올해 신입생이 다 해서 5명이다. 이대로 가면 얼마 못가서 농촌 마을은 텅 비게 된다. 상주(常主) 인구를 늘려야 한다.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은, 도시에서 일 없이 빈둥대는 젊은이들을 시골로 보내 농사꾼을 만드는 제도가 필요하다. 연봉 2천만원 정도 나라에서 대주고, 집은 지방자치단체가 해결해주면 된다. 시골 노인들이 이들을 박대할리 없다. 요즘은 전입자(귀농·귀촌인)가 30% 가까운 마을도 있다. 토박이들도 마을을 지켜주니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고 어여삐 여길 것이다. 그러면 빛이 난다. 문화생활이 문제이긴 하겠지만, 농촌에 사람 늘리고 실업자 구제하는 대책으로 이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조합장 선거를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번에 이어 두 번을 겪어보니 선거 운동에 대한 제약이 너무 심하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사람을 만날 수가 없으니 어떻게 선거 운동을 하나. 그렇지만 금품 살포에 대한 주민 의식은 매우 높아졌다. 선거 풍토가 예전보다 깨끗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정착이 될 것으로 본다.
●근흥농협 041-673-0041
/김용진 kimpress@korea.kr
 
함정경 조합장은
충남은 물론 전국 1,326개(농협, 수협, 산림조합) 조합장 가운데 최다선(最多選)이다. 태안 근흥초등학교와 태안중학교를 졸업한 농사꾼으로, 38세 때인 1979년 근흥농협 조합장에 취임한 이래 이번까지 11선(임명직 포함)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근흥면이 마늘 주산지여서 전국마늘협의회 부회장과 한국마늘산업연합회 감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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