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는 벌써 매화축제가 펼쳐지는데 아직도 주변은 삭막하기만 하다. 이맘때쯤 제일 먼저 올라오는 봄 야생화는 메마른 땅을 뚫고 올라오는 경이로운 생명력이 있는 만큼 군락을 이루고 있다. 혹시나 꽃이 올라왔을까 기대를 하며 대둔산으로 향하였다.
입구에는 대둔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를 설명으로 만날 수 있다. 이맘때 만날 수 있는 야생화는 노루귀, 얼레지, 양지꽃, 제비꽃 등이다. 오늘은 어떤 야생화를 만날 수 있을까? 노루귀 사진을 보니 설렘으로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 대둔산산행코스
이곳에서 직진하면 수락폭포를 지나 대둔산 정상 마천대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산행과 더불어 야생화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마천대가 아닌 좌측 월성봉으로 향하였다. 바랑산 월성봉 방향은 탐방지원센터 앞에 있는 승전교를 지나가기 전 좌측 계단이 있는 산길로 접어들면 된다.
바랑산 방향 산길이 좋은 건 산길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이곳에서 월성봉 흔들바위 2.6km, 마천대 5.32km 이정표를 만난다. 아직도 삭막한 분위기의 산길, 하지만 메마른 가슴을 채우는 봄볕만큼은 화사하다.
▲ 얼레지
▲ 둥근털 제비꽃
▲꿩의 바람꽃
▲ 청노루귀
역시 청노루귀 군락지에는 하나 둘 꽃이 올라와 있다. 바람난 처녀처럼 가슴이 벌렁거린다. 봄꽃을 담으려면 일단 큰절부터 올려야 할 정도로 바닥에 바싹 엎드려야 고고한 자태를 제대로 담을 수 있다.
실컷 노루귀를 담고 다시 수락재를 지나 바랑산 월성봉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된비알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금방 능선을 타게 된다. 좌측으로 낭떠러지가 이어지는 직벽을 끼고 걷는 능선길을 아찔함과 거침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걸어 걷는 재미가 있다.
▲ 능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양촌방향
바람맞으며 자란 토종 소나무의 향기를 맡고 걷다 보면 어느새 흔들바위에 다다른다. 흔들바위는 거북이 등처럼 널찍한 모양으로 올라가서 흔들면 정말 밑으로 떨어질 듯 흔들거린다. 흔들바위 위에 오르면 멀리 양촌 중산리와 멀리 논산 탑정저수지까지 들어온다.
흔들바위에서 조금만 더 가면 월성봉 철쭉 단지가 있다. 논산시에서 2012년부터 특화사업으로 3.0ha에 해마다 산철쭉을 식재하여 중부권 최대 규모의 산철쭉 단지가 조성되고 있었다. 4월 중순이면 철쭉을 볼수 있으며 축제가 펼쳐진다고 한다.
월성봉 철쭉단지에서 계곡을 따라 직행코스로 내려오면 경사가 심하긴 하지만 최단코스로 호젓한 산길을 즐길 수 있다. 중간에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자연석굴도 있는데 그 앞에 잠시 앉아 있으면 봄바람에 새순냄새가 느껴진다.
아직은 생강나무의 꽃망울 터지는 소리만 들리지만 봄기운이 사방에 넘치는 계절, 꽃이 피는 벅찬 계절은 점점 환한 빛깔로 산길이 채워질 것이다. 문득, 우리의 삶도 꽃처럼 화사하고 새롭게 피어나는 시간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본다.
대둔산 (041-746-6156) 논산시 벌곡면 수락계곡길 산 14-1
-입장료 : 무료
-주차료 : 버스 3,000원 / 승용차 2,000원
-주변 관광지 : 논산 수락리 마애불(벌곡 수락리) / 김집선생묘 (벌곡 양산리) / 백파 선생영당 (벌곡 조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