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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충남 지역언론의 과제

칼럼 -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14.02.17(월) 22:59:4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대한민국은 서울언론공화국 체제
도민 위한 지역언론 활성화 절실


충남지역언론의과제 1

대한민국은 ‘언론공화국’이다. 그만큼 언론의 영향력이 크다. 시청이나 군청에 간절히 호소해도 꿈쩍 않던 민원도, TV나 신문에 그 내용이 알려지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노동자나 농민들이 아무리 대규모 시위나 집회를 하더라도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된다. 결국 대한민국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이나, 언론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지배하는 나라이다.

대한민국이 ‘언론공화국’이라면, 그 명칭은 ‘서울언론공화국’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에 살지만 언론만은 서울 것을 이용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부산, 인천, 대구 등 광역대도시는 물론이고 강원도 산골이나 전라도 섬지역도 서울의 언론을 이용한다. 서울의 방송이나 신문을 서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잃는 것이 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21세기 첨단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살지만, 국민 대부분은 등잔 밑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충남도민은 대한민국에서 언론으로부터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 속한다. 충남도민들에게 자기지역의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충남도 소속의 지상파 방송사와 일간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14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다. 지역주간지와 인터넷신문들이 그나마 시군 단위에선 지역뉴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지역 언론의 영세성과 난립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과거 대전과 충남이 동일행정구역이던 시절, 도청소재지였던 대전의 언론이 충남의 언론 역할을 수행해왔다. 대전과 충남의 분리 이후에도 도청이 여전히 대전에 위치하면서, 대전에 소재한 언론사들이 충남의 언론사들로 간주되었다. 충남도민들은 대전 시민들을 위해 제작한 뉴스방송 말미나 일간신문의 한 귀퉁이에서 자신들과 관련 있는 뉴스를 접할 수 있을 뿐이었다.

2012년 말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했지만 충남도의 대전언론 종속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충남도청에 출입 기자를 등록시킨 언론사 중에서 일간신문이나 방송의 경우, 충남 소재 언론사가 하나도 없다. 대부분 서울과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언론사들이다.

지역언론의 부재나 부실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 주민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뉴스와 정보, 여론 등을 효과적으로 입수하지 못해, 지역적 관심과 참여가 부진하고 지역정체성이 희박하다. 그나마 형성된 지역정체성도 전근대적 연고위주의 배타적 정체성인 경우가 많다. 지역사회 발전도 저해한다. 지역사회내의 정보교류나 여론 수렴의 수단이 없으니 사회적,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역사회내의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언론 부실로 인한 엄청난 불편과 손해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는 지역언론에 대해 걱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다. 지역언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언론의 틀을 마련하려는 시도는 많지도 않다. 그 결과 지역언론에 대한 혐오와 무용론이 지역주민 사이에 팽배해 있다. 대부분의 충남도민들은 지역언론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타지역 언론인 서울의 언론을 문제의식 없이 이용하고 있다. 현재 자기 주변의 지역언론 중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제대로 된 지역언론을 접할 기회를 가지 못한 결과이다.

건실한 지역언론 없이는 지방자치도 불가능하고 지역사회의 균형적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지역주민의 여론과 역량을 결집하지 못하는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국가단위의 민주주의 주체인 중앙정부를 감시하고,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서 중앙언론이 필수적이라면, 지역단위의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언론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도민을 위해 도민이 만드는 진정한 충남의 지역언론이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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