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역시 노오란 은행나무 길 만큼 짜릿한 풍경이 또 있을까?
계룡산 생태탐방누리길에 만난 은행나무길은 지금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계룡산 천황봉 옆 관암산에 자리잡고 있는 생태탐방 누리길은 8.9km로 3코스로 나눠져있다. 누리길 5.1km는 2시간 소요되는데 계룡대 본부교회 옆 관암산 능선을 따라 시루봉을 오른 코스로 정상에 오르면 신도안의 지형인 '금계포란형' '비룡승천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코스는 2.6km로 약 1시간이 소요되는데 괴목정에서 출발하여 병영체험장을 지나 두계천 생태하천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산책 코스 답게 이 길은 평지로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 아침저녁으로 많은 시민의 운동코스로 사랑받는 곳이다.

 

은행나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데크로드 3코스는 1.2km로 30분 정도면 밀목재까지 갈 수 있다. 본부교회에서 출발하여 걷다 보면 도로가에는 S자 은행나무길이 멋지게 펼쳐진다.
 

비록 차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지만 산책로길이 안전하게 설치되어 있어 은행나무길을 즐기기 충분하다. 떨어진 노오란 은행잎 사이로 늦둥이 구절초가 피어 가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밀목재 데크로드길을 걷다보면 계룡대체력단련장 맞은편 괴목정 공원을 만난다. 유서깊은 공원으로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을 도읍지로 정하고 주변 형세를 살필 때 무학대사가 이곳을 지나가다 지팡이를 무심코 꽂아 놓은 것이 나무로 자라 큰 괴목이 되었다는 유래가 전해지는 곳이다.
 

큰 괴목 두그루는 우람하게 자라 많은 사람들이 쉴 수있는 정자 구실을 하고 있어 괴목정이라 불리며 사랑을 받고 있다. 주말이면 이곳에는 인근 도심에도 찾아와 텐트를 치며 즐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신도안의 어제와 오늘을 알리는 게시판


 

괴목정을 나와 조금 걷다보면 밀목재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길은 우측에 데크로 이어져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은행나무의 향긋함을 더해주는 노오란 빛은 보기만 해도 달콤하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은행알의 냄새도 오늘은 향긋하게 느껴진다. 아름답고 아쉬움 많은 계절은 언제나 짧은 느낌을 준다. 이 은행잎이 다 떨어진다면 성큼 겨울이 다가올 것 같다.

 

바로 옆으로 차가 싱싱 달리고 있지만 은행나무길이 너무 멋져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10분 정도만 올라가면 밀목재 정상, 계룡대 생태탐방누리길 안내판이 있어 다른 코스도 살펴볼 수 있다.
 

밀목재에서 다시 관암산으로 이어지는 1코스를 걸을 수 있다. 계룡산 생태탐방누리길 전체가 8.9km 로 전부 다 걸어도 4시간 정도면 충분하므로 한나절 산행하기 좋은 코스이다.

 

은행나무 아래에도 샛노란 꽃 구름이 내려앉은 듯 곱게 꽃이 피어 있어 눈길 닿는 곳마다 즐거움을 안겨준다. 금방 잎사귀를 모두 떨구고 앙상한 나무들만 남아있는 차가운 계절이 찾아오기에 지금의 이 화사한 풍경이 너무 소중하다.

 

계룡시에는 생태누리길 뿐만 아니라 도심 곳곳이 아름다운 단풍으로 거리가 불타고 있다. 계룡대 1정문과 2정문 사이에 도로는 계룡산을 배경으로 낙엽들이 촘촘히 빛을 발하고 있어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리고 아파트 앞 도로에는 떨어진 노란 융단으로 등하교길 아이들에게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성을 가지게 만든다.


 

계룡산 생태탐방누리길 (네비: 괴목정)
-대전 현충원 역 앞 48번 - 동학가 - 괴목정 , 신도안면사무소 앞 - 계룡대 본부교회
- 대전역 앞 202번 - 관저동 - 엄사리 - 신도안면사무소앞 - 계룡대 본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