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양념에 간재미 반(아니 3분의 2), 야채 반이 섞인 명품 간재미회 무침이 막걸리와 함께 차려져 나왔다. 나야 자주 먹는 음식이니 친구에게 막걸리 한사발 부어주면서 한번 맛보라고 권했다. 친구는 막걸리로 우선 목부터 축인 후 입맛을 쩝쩝 다시며 젓가락으로 한움큼 덥석 집어 입에 넣는다.
음식은 보는 맛도 중요하지만 먹는 사람이 얼마나 맛있게 먹어 주느냐는 것도 중요하다. 처갓집에 갔을때 장모님이 차려준 음식을 사위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 좋은것처럼.
보령의 간재미회를 원산지에 와서 직접 맛보기는 처음이라는 이 친구, 정말 한젓가락 제대로 입에 넣고 오물오물 쩝쩝쩝 먹더니만...
눈이 거의 야구공 만해지며 “야, 이거... 이거... 뭐 이런 맛이 다 있냐. 장난 아니네”라며 이내 며칠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간재미회를 집어 먹었다.
‘우걱우걱, 쩝쩝쩝, 얌냠냠,.... 그리고 또 허겁지겁’
술 한잔 하러 들어온 녀석이 안주에 미쳐 허벌나게 먹어 치웠다. 그러면서 하는 말.
“내가 작년에 이 간재미회라는걸 수원에서 우연히 한번 먹어본 적이 있거든. 그런데 그게 비싸기는 우라지게 비싼데도 간재미는 낚시질 했다니까. 그때는 원래 그런줄 알고 먹었는데... 야, 이건 양도 많고 간재미가 야채보다 더 많네. 맛도 기가 막히다 야. 정말 우리끼리만 먹기 아까운데 이거”
다시 간재미 접시 비우기에 목숨 거는 이 친구. 옆에서 봐도 참 맛있게 잘 먹는다. 보령의 간재미 회가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바닷가에 살지 않는 친구가 먼데서 찾아와 우리의 자랑인 간재미회를 이토록 맛나게 먹어주니 고맙기도 하고.
서해안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간재미를 잘 손질해서 오이와 무, 그리고 배까지 각종 야채와 과일을 썰어 넣고 버무린 간재미 회무침. 진정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새콤달콤한 맛이다.
간재미는 원래 특유의 담백한 맛이 있고 쫄깃쫄깃하면서도 맛이 깊은 양념과 어우러져 우리 보령8미중 하나로 꼽힌다. 전국에서 음식좀 먹어 봤다는 미식가들이 인정해 주는 맛이려니와 쫄깃하고 간간한 봄 바다의 상큼한 맛을 그대로 전해주는 이 맛.
간재미는 4철 바다에서 집히기는 한다. 그러나 이 시기인 4월부터 6월까지는 산란을 준비하고 있는 때여서 살이 통통하게 올라 그 맛이 더더욱 일품이다.
“이것 좀 한접시 만들어서 싸 갈까? 집에 가서 마누라하고 애들좀 먹이게”
“좋은 생각이긴 한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겨서 맛이 없거든. 다음에 가족들 데리고 한번 놀러 와라. 여행 삼아서 말야. 내가 한턱 쏠게”
친구는 그러마 약속했다.
애초에 막걸리 한통으로 목이나 축이자며 들어갔던 우리는 간재미회무침 맛에 미친 이녀석 덕분에 두통을 비우고 나왔다. 명불허전, 보령8미 간재미 한접시로 친구 대접 제대로 했다.
뭔가 상큼하고 새콤달콤한 바다의 진미를 느끼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주저말고 보령으로 오셔서 간재미회무침을 시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