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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파는 오일장

2013.04.10(수) 10:01:14 | 무한정보신문 (이메일주소:yes@yesm.kr
               	yes@yesm.kr)

시세도 모르면서 일단 “비싸다”라고 해보는 게 오일장이다. 으레 흥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런데 이번 예산장(예산군)에는 진짜로 비싼 놈이 나왔다. 아무리 봄이 제철이고 알이 꽉 찼다고 하지만 키로(1㎏)에 3만원이라니…. 주꾸미 다라를 안고 있던 장사꾼 아주머니도 덩달아 “비싸다”라고 공감하며 혀를 내민다.

비싸다라는 말을 들었는지 다라 속 주꾸미들이 한껏 몸을 부풀리고, 옆 다라에 납작 엎드려 있던 강게미(간재미)도 놀란 눈치다.
 

봄을파는오일장 1


3월 25일 예산장 구석구석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상설시장 벽에 등을 대고 앉아 인도에 전을 펼친 할머니는 옹이진 손으로 애쑥을 다듬고 있다.

“한무데기 2000원이여” 환하게 웃는 주름 가득한 얼굴에 봄볕이 자글자글 끓는다. 참 착한 가격이다. 달래와 냉이도 넣어 애쑥된장을 찌면 맛나겠다.
 

봄을파는오일장 2

 

봄을파는오일장 3

 

옛 쇠전 쪽으로 시장 한켠이 환하다. 꽃장사가 펼쳐놓은 화분마다 빨강, 노랑, 보라색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칠십도 넘어 뵈는 할머니 한분이 요즘 애들 말로 꽃들에게 낚여 자리를 못 떠나고 있다. 결국 빨간 꽃 화분 하나를 집어든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꽃 앞에선 어쩌지 못하나 보다.
 

봄을파는오일장 4

 

봄을파는오일장 5

 

국밥집들 위쪽으로 ‘삐약삐약’ 병아리 소리가 부산한 걸 보니 봄이 제대로 찾아왔다. 중병아리에서부터 오리, 칠면조 새끼, 염생이, 똥강아지들까지 모두 지친 표정이 사람구경 신물 나게 한 눈치다.

이 중에서 인기 좋은 녀석은 단연 병아리다. 병아리들이 호들갑을 떨며 라면상자에 담기는 동안 사가는 사람들은 “알을 내먹으려고” 또는 “여름에 애들 잡아주려고…”하고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이번 장엔 중병아리 한 마리가 토종은 5000원, 개량종은 4000원이란다.
 

봄을파는오일장 6

 


 

봄을파는오일장 7

 

봄을파는오일장 8

 

이곳저곳을 기웃대다가 시장해진 사람들은 국밥집으로 찾아들고, 곤달걀 파는 곳에 앉기도 한다.

오일장에 나오면 돈은 참 쓸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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