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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할미꽃에 얽힌 기이한 이야기

2013.03.27(수) 23:49:49 | 오명희 (이메일주소:omh1229@hanmail.net
               	omh12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고요히 고개숙인 할미꽃

▲ 우리집 베란다를 지켜주는  할미꽃송이들


두 해 전 남편과 내가 친정아버지 산소에 갔다가 할미꽃을 캐 왔다. 지금껏 산이나 들에서 흔히  보던  할미꽃이 요즘엔 차츰차츰 사라져가는 추세라고 한다. 그래서 할미꽃뿌리를 정성스레 두 개의 화분에 나누어 심었다. 그런데 토질이 맞지 않았던 걸까. 이듬해 심한 가슴앓이를 하더니 올해는 붉은 꽃망울을 한껏 터뜨렸다. 우리 집 베란다 한켠, 다소곳이 고개 숙인 그 꽃송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먼 옛날 할미꽃에 얽힌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옛날 아주 옛적에 두 손녀딸을 데리고 가난하게 사는 어느 할머니가 있었단다. 큰 손녀딸은 얼굴은 예쁘지만 깍정이고, 작은 손녀딸은 얼굴은 못 생겼지만 마음씨가 아주 착했다고 한다. 이 두 손녀딸은 점점 자라서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언니는 얼굴이 예뻐서 건넛마을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고, 동생은 얼굴이 못 생겨서 멀리 산 너머 산지기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단다.

그러나 마음씨 착한 동생은 시집을 가면서 홀로 남는 할머니를 모시고 싶어 했단다. 그런데 언니는 동네 체면 때문인지 말로만 자기가 모시겠다고 하고 동생을 떠나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작은 손녀딸마저 멀리 시집을 보낸 뒤 할머니는 점점 늙어서 끼니도 잇기 힘들게 되었단다. 그런데도 큰 손녀딸은 한 번도 할머니를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마침내 할머니는 너무 배가 고파 큰 손녀딸 집에 찾아갔단다. 그러나 냉대를 받고 그만 눈물을 흘리며 돌아와야 했단다. 그 후 할머니는 산 너머에 사는 작은 손녀딸의 집을 찾아 길을 떠났단다. 그러나 며칠을 굶은 할머니가 작은 손녀딸 집을 바로 눈앞에 보며 그대로 그 자리에 넘어져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마침내 작은 손녀딸이 할머니의 주검을 발견하고 뒷동산에 올라 고이고이 묻었는데 이 무덤에서 돋아난 꽃이 할미꽃이라고 한다. ‘

이처럼 할미꽃은 슬픈 전설의 꽃이다. 그러니 내 어찌 할미꽃을 귀이 여기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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