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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어떤 작품, 한옥의 고찰

누옥이 사랑스런 이유

2013.01.30(수) 01:45:55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 사는 곳은 누옥(漏屋)입니다. ‘비가 새는 집’이란 뜻에 걸맞게 장마철이면 정말이지 거실과 아들 방에까지 비가 뚝뚝 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추 10년 가까이 이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직 내 집 마련을 할 깜냥이 모자란 때문이죠.
 
하여간 전통 한옥(韓屋)인 이 집은 지은 지가 거의 30년 가까이 됩니다.
 
그렇지만 집 주인이 당초 이 집을 아주 세밀하고 꼼꼼하게 지은 덕분에 장맛철의 빗물 유입 말고는 딱히 불편이 없지요. 우리나라 대부분의 한옥이 그러하듯 한옥은 예로부터 조상님들의 슬기와 지혜가 어우러진 어떤 작품이었습니다.
 
우선 지금과 같이 에너지를 저장하는 별도의 장치가 없었던 조선시대와 그 이전부터 그러나 당시의 사람들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치밀하게 태양과 빛과 바람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았다는 거죠.
 
이는 한옥을 지을 때부터 집의 배치와 지붕의 모양, 그리고 창문의 위치와 누마루 등의 구성이 실로 과학적으로 구성되었다는 데서도 익히 고찰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옥은 또한 자연채광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는데 지금과 같은 겨울엔 보다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게 생활하고자 집의 위치를 정방향으로 했는가 하면 보다 많은 햇빛을 받아들이고자 스스로 ‘숨을 쉬는’ 신토불이 한지로써 창문을 다는 아이디어까지 창출했던 것이죠.
 
뿐만 아니라 거개의 한옥이 끼고 있는 마당은 뜨거우면 상승하고 차가우면 하강하는 공기의 성질을 이용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최대한 만끽하고자 하는 조상님들의 또 다른 지혜였음은 구태여 사족이라 하겠습니다.
 
어제 쌀이 떨어져서 충남 논산에서 나고 자란 신토불이 쌀을 한 포대 샀습니다. 한옥도 따지고 보면 신토불이죠. 이 집에서 얼마나 더 살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사를 하더라도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성냥갑 같은 아파트는 싫습니다. 즉 다시 살게 될 곳 역시 ‘정겨운’ 한옥이란 주장이죠.

조선 숙종 때의 송시열(宋時烈)이 강학하던 유서 깊은 곳인 전통적인 한옥 ‘남간정사’입니다.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철저히 따라 지은 곳이라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 조선 숙종 때의 송시열(宋時烈)이 강학하던 유서 깊은 곳인 전통적인 한옥 ‘남간정사’입니다.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철저히 따라 지은 곳이라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한옥의 우뚝한 담장은 흡사 그 시절 연모하던 여인을 찾는 도련님의 월담까지를 추측하게 만듭니다.

▲ 한옥의 우뚝한 담장은 흡사 그 시절 연모하던 여인을 찾는 도련님의 월담까지를 추측하게 만듭니다.


장차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이런 집을 짓고 만날 사람들을 불러들여 시와 술을 함께 동반하고 싶습니다!

▲ 장차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이런 집을 짓고 만날 사람들을 불러들여 시와 술을 함께 동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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