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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영화 '아무르'를 보고...

삶과 죽음의 의미

2013.01.29(화) 11:50:06 | 밝은태양 (이메일주소:hoadong@hanmail.net
               	hoadong@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영화가 끝났는데, 난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다. 이 감정을 한 마디로 무어라 형언할 수가 없다.

엔딩 자막이 다 올라가고도 한참이나 지났는데, 사람들이 모두 빠져 나갔는데, 난 그저 멍하니 앉아 눈물이 나는 건지 어떤 건지...

애초에 딸아이가 먼저 이 영화를 보고 와서 엄마에게 함께 가서 보자고 했다. 새벽 네 시에 두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준비를 하고 눈이 와 미끄러운 길을 간신히 운전해 전철역으로 향했다.

전철을 타고 가면서 계속 졸았다. 영화를 보는데, 처음엔 수면부족때문에 잠깐씩 졸다 깜짝 놀라서 깨곤 했다.

애초에 딸아이는 이 영화를 보고 와서 한 달 내내 이 영화를 매일 가서 보고싶다고 했다. 자기 인생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영화라고 했다.

그래서 자기는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으려고 일부러 사람들이 싫어하는 구석진 곳을 예매했단다. 미안하지만 엄마와 나란히 손잡고 볼 영화가 아니라서 그러니 엄마는 엄마가 좋은 곳을 고르라고 한다.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고 하고 우리는 각각 아주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하필 이렇게 수면부족일 때 이 영화를 보는 게 아니었는데...하는 생각.

이윽고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난 자리에 딸아이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난 멍한 상태로 딸아이에게 "이 영화 여기 옆자리에 사람 없을텐데, 여기 그대로 앉아 이어서 한 번 더 볼까?"라고 물었다.

그건 안된다고 했다.

딸에게 이끌려 나와 화장실에 갔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맑은 눈물이 끝없이 흘러나오는데 주체할 수가 없다. 어딘가 이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서 큰 소리로 통곡하고싶은 마음 간절한데 그럴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딸이 건네준 손수건으로 계속 눈가를 훔치면서 나오는데 전철을 타고서도 계속 된다.

인생이 너무 허무해서 삶의 모든 것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노인이 되진 않았지만,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내 손으로 머리도 못감아 타인의 손을 빌려야 했을 때, 끔찍한 통증으로 잠 못 이루고 밤을 지새우던 때를 떠올리며, 점점 노인이 되어가면서 정말 그런 일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난 어떨까 하는 생각 내게 컴퓨터를 배웠던 어르신이 얼마 전에 부인을 잃고 혼자 되셨는데,  그 분이 혼자 살아가시는 모습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려왔다.

또,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 지난 해에 사고로 입원했었는데, 요양원에 계셨을 때의 얘기를 가끔씩 들려주셨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마음이 착잡해졌다.

노인이 돼서 혼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만약 영화의 주인공처럼 그런 문제가 생긴다면 아픈 본인도 기가 막힌 일이겠지만, 간호하는 상대의 마음은 얼마나 기가 막힐까?

그런 끔찍한 고통을 겪으면서 목숨을 연명해야만 하는 건지, '안락사' 문제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건강을 잃으면 사람으로서의 자존심도 제대로 지켜낼 수가 없다. 마음껏 가고싶은 곳에 갈 수도 없다.

한 폭의 그림처럼 자신의 삶들을 돌이켜보면서 나는 후회없이 잘 살았노라고 생각하면서
눈을 감을 수 있다면...

오늘도 친정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첫 목소리에 엄마의 건강상태가 오롯이 전해진다.
90이 다 된 우리 엄마. 아직 목소리가 건강하시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한다.

눈길에 조심해서 다니라고 엄마에게 당부하는 내게 엄마는 말씀하신다. '너나 조심해서 잘 다니라'고.

영화의 내용은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길...

http://today.movie.naver.com/today/today.nhn?sectionCode=MOVIE_WED§ionId=1549

*  이 글은 http://www.yourstage.com/mypage/reporter_postview.aspx?thread=889&opener=true 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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