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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H선배님 덕분입니다!

어떤 전화위복

2013.01.28(월) 11:20:21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하 1층의 경비실에선 통행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죄 보입니다.

▲ 지하 1층의 경비실에선 통행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죄 보입니다.


작년부터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못 꿴 때문인지 업무 파트너, 즉 짝꿍과 악연이 시작되었지요. 경비도 벼슬인지 하여간 저를 어쩜 그리도 못 살게 구는지 정말이지 스트레스를 받아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그와 얼굴만 마주 하면 구역질이 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트집을 잡는 그에게서 저는 마치 악마를 보는 듯 했지요. 따라서 하루에도 열두 번 이상 당장 그 직업을 그만두고만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직장을 소개해 주신 분을 생각해 꾹꾹 참았지요. ‘참을 인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짝꿍은 제가 매사 져 주고, 고분고분도 모자라 아예 투항적인 모습까지 보이자 더욱 기고만장하더군요.
 
그러다가 마침내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그예 폭발하고야 말았습니다. 하루 날을 잡아 그와 담판을 지었지요. “선배님, 정말이지 이럴 수가 있습니까? 서른이나 된 아들을 둔 사람인데 매사 이렇게 마치 머슴 취급을 하니 더 이상은 나, 선배님이랑 일 못 하겠습니다! 직장 상사에게 얘기해서 날 당장 해고하세요!”
 
용수철처럼 강하게 반발하자 당황한 그 선배...... 결국 작년 여름에 다른 직장(회사명은 같지만 근무지가 바뀌어)으로 옮겼습니다. 그러자 그곳은 마치 지옥을 헤매다 겨우 찾은 천국과도 같더군요. 같이 일하는 경비원들도 모두 사람들이 좋았고요!
 
더욱이 제 직속상관인 H선배님은 늘 그렇게 제게 따뜻한 온천수와도 같이 너르고 깊게 보살펴 주십니다. 그래서 너무 고마워서 벌써 몇 번이나 밥을 샀지요. “남아란 모름지기 얻어먹으면 반드시 되갚아야 하는 법”이라며 그 선배님 또한 제게 술과 밥을 사시더군요.
 
어려서부터 이 풍진 세상에 튕겨져 나와 소년가장으로 잔뼈가 굵었습니다. 따라서 대인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정말이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그렇게 친화력이 뛰어나다고 자찬하곤 했지요. 그렇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더군요.
 
그렇게나 노력했건만 악마와도 같던 예전 직장에서의 그 짝꿍은 지금 생각해도 진저리가 쳐집니다. 여하튼 그 바람에 현재의 안온한 직장으로 옮겼으니 그렇다면 이는 어떤 전화위복이라 하겠지요? 다음 달이면 사랑하는 딸이 마침내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합니다.
 
그러나 그날은 2월26일이자 화요일이며 또한 저의 주간근무일입니다. 하여 진즉부터 고민을 토로했더니 H선배님께선 다시금 흔쾌한 답변을 주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 그날 걱정 말고 서울에 잘 다녀와. 내가 대신 근무 서 줄게.” “......!” 마치 친형님과도 같은 H선배님, 고맙습니다! 딸의 졸업식에 갈 수 있음도 H선배님 덕분입니다. 잘 다녀와서 근사한 저녁 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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