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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잃어버린 백제의 꿈'이 담긴 고왕암

2009.08.18(화) | 잎싹 (이메일주소:kji206@naver.com
               	kji20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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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신원사 부속 암자인 고왕암.

고왕암은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 계룡산 기슭 신원사의 부속 암자이다. 계룡산 신원사 일주문에 들어가기전 우측 계곡을 따라 잘 정비된 임도를 오르다 보면 금용암을 지나서 이정표가 있는곳에서 고왕암 900m, 보광암 200m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보광암을 거쳐서 올라가는 고왕암 가는 길은 차가 다닐수 있는 임도로 넓고 편안한 길이다. 하지만 얼른 숲으로 들어가고 싶어 고왕암 900m 이정표가 있는 산길로 발길을 옮긴다. 한낮인데도 울창한 숲은 우거져 어두운 그늘을 만들어주어 여름산길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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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의 하늘.

잘게 부수어진 햇살만이 이곳이 한낮임을 알수있는듯 하다. 계곡의 물소리 또한 거침없어 귀가 즐겁다. 약간 비탈진 산길을 20여분 오르니 연천봉고개길 과 고왕암을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슬픈 유래가 있는 고왕암은 백제 의자왕이 나당연합군에 항복한 이후 왕자 융은 계룡산 이곳까지 숨어들어와 백제의 부흥을 꿈구다가 좌절하였던 곳이다. 백제가 멸망한 이후 7년이나 이곳 동굴에서 머물다가 왕자 융도 결국 항복하였다고 한다. 1419년(세종 1)에 서함이 중건하고, 1928년에 청운이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한다. (*편집자 : 백제의 마지막 왕자 부여 융은 아버지 의자왕과 함께 당나라로 끌려갔다 웅진도독이 돼 백제의 옛 땅을 다스렸으며, 백제부흥운동을 진압한 인물로, 이 글에서의 '융'은 오기이거나 다른 왕자와 혼돈한 것이 아닌가 함.)

암자로 들어서는 계단길 좌측으로 고목과 함께 양쪽으로 야생화가 즐비하다. 초롱꽃, 쑥부쟁이,꽃범의 꼬리 등 암자의 들꽃분위기가 소박함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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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소화

계단 옆의 아름드리 큰 고목엔 능소화가 뻬꼼히 내려다보면 반긴다. 생각보다 더 소박한 암자는 한옥 담장 들어서는듯 고즈늑하다. 주인은 없고 햇살 한아름 안고 있는 자그마한 마당만이 들꽃과 드불어 객을 반긴다. 담장 옆의 화려한 모습을 안고 있는 뻐꾹나리는 세상의 묻은때 다 씻으라는듯 무릎 꿇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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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개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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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뻐꾹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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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식물인 어리연 역시 절구통속에서 수줍게 피어있다.
늘 어리연은 워낙 나지막해서 힘들게 담는데 이렇게 하늘과 함께 잡을수있다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 단청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 시간을 가늠할수 없어 옛 맛을 읽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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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왕전과 고왕암

고왕암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백왕전이 있고 우측으론 삼성각과 요사채가 나란히 있다. '백제의 왕들이 머무는 전각'이라는 백왕전엔 31명의 백제 왕과 소서노와 의자왕의 아들 융과 풍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묵지하게 닫힌 문들은 적막감과 고요함이 흐른다. 그 고요속에 지그시 몸이 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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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여래불

바위와 한몸으로 어우러진 약사여래불만이 온화한 미소로 내려다 보고있을 뿐이다. 마당에서 올라온 방향으로 내려다보니 눈을뗄수없는 산줄기와 함께 기막힌 풍경이다.

계곡의 물소리만이 백제의 슬픈 역사를 되새기는듯 세차게 흐르며 그 천년의 세월도 이젠 역사속으로 고스란히 간직하며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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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굴 법당

자연굴 법당옆엔 속세의 때를 벗어버리고 집착없는 깨달음의 경지를 일깨워 주는 배롱나무가 여름날의 화려함을 간직하며 마지막 안간힘을 써고 있다. 뚝뚝 떨어진 꽃들은 애잔함이 흐른다.

사람도 꽃도 피었다가 지는것처럼, 멸망한 백제의 애잔한 옛이야기를 고스란히 안고있는 암자는 오늘도 묵묵히 그 세월앞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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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신원사 부속 암자인 고왕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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