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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백낙일고(伯樂一顧)

준마와 노새는 다르다

2009.08.11(화)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백낙일고 1  
▲ 2008년 제54회 백제문화제 기마군단 행렬 모습.
중국 주(周)나라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한 남자가 준마(駿馬)를 팔려고 장에 나와 사흘 동안이나 저잣거리에 서 있었지만 아무도 그 말을 알아보지 못 했답니다.

생각다 못한 이 사나이는 말을 잘 보기로 유명한 백낙(伯樂)을 찾아가 부탁했습니다. 그 부탁이란 건 자신의 말 주변을 빙빙 돌다가 떠날 때 한번 힐끗 돌아 봐 달라는 것이었죠.

이 말에 동의한 백낙은 말의 주변을 돌면서 말의 허리와 목덜미 등을 연신 감탄하는 눈길로 쳐다만 보았습니다. 마치 '너무도 아까운 명마이긴 하지만 내가 이 말을 사기론 가진 돈이 부족해서...'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말입니다,

백낙이 그렇게 하자 그 말 값은 금세 10 배로 뛰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 제 아무리 명마(名馬)란 한들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 하면 그에 상응한 대접을 받지 못 함을 일컫는 고사(故事)인 백낙일고(伯樂一顧)의 유래입니다.

그러니까 이 말의 또 다른 의미는 난세(亂世)일수록 아부만 하는 간신보다는 영웅호걸과 구국일념의 명신(名臣)을 알아보는 혜안(慧眼)의 명군(名君)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웅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제 아들의 생일을 맞았습니다. 비록 우리식구들이 ‘정식’으로 받아들이는 정서의 음력 생일이 아닌 양력 생일이었지만 어쨌든 생일은 생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맨 입으로 그냥 보내기엔 서운하더군요.

하여 책을 사 보라고 도서상품권을 10만 원어치 선물했지요. 아들의 현재 신분이 대학생이고 아울러 장차엔 취업도 해야 할 터이기에 책같이 요긴한 건 다시없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똑같은 분량의 도서상품권을 서울서 공부하는 딸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자화자찬같아 면구스럽지만 저도 한 때는 준마(駿馬)처럼 잘 나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통 저의 그러한 재능을 알아주는 이는 없더군요. 그 바람에 저는 시나브로, 아니 완연하게 이제는 준마가 아니라 차라리 노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마저 크기는 말(馬)만도 못 하고 몸도 튼튼치 아니한 얼추 고삭부리 노새로 말입니다.

그러한 ‘과거사’가 아픔으로 잔존하는 때문으로 아이들에겐 어려서부터 백낙일고와도 같은 관심과 정성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준마와 노새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고로 앞으로도 아이들만큼은 불변의 준마가 되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무거운 응원까지를 마다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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