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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오누이의 전설 서린 계룡산 남매탑

2009.08.04(화) | 잎싹 (이메일주소:kji206@naver.com
               	kji20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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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음봉에서  담은 계룡산 자연성능.

이른 아침 계룡산 운해가 보고싶어 시계를 5시에 맞춰 놓았지만, 일어나지 못해 생각보다 늦은시간에 계룡산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서 바로 올라가면 입구 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정면 식당쪽은 동학사 가는 길이고 다리직전 오른쪽 등산로 안내 대형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오르막길이 천장골로 오르는 길이다.

나는 계룡산 산행 때 거의 대부분 이곳 천장골을 산행들머리로 잡는다. 계룡산에서 유일하게 적당한 흙을 밟고 걸을 수 있는 코스이고 가장 완만하며 부드러워 동네 뒷산오르듯 쉬엄 쉬엄 오르다보면 어느새 남매탑까지 간다.

계룡산코스중 자연성릉을 밟는 천장골~ 삼불봉~관음봉~연천봉밟고~ 은선폭포~ 동학사 코스가 5시간정도로 인기가 있는 코스이다. 오늘은 날씨도 덥고 물한병과 시집한권만 챙겨 느긋하게 천정골~ 남매탑 ~ 동학사로 내려오는 약 5km, 3시간이면 널널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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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골 들머리.

조금 이른 시간이라 천장골 입구가 한산하다.  아직 햇살은 구름속에 가려있다.  적당하게 젖은 숲은 서늘한 향기를 뿜어낸다. 숲의 색은 짙어졌고 얼마전 까지 장마라 계곡에 물이 많아 여름산행길로는 제격일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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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 뒤에  담은 천장골계곡사진.

보통 앞사람 등산화만 보며 남의 발자국만 따라 산행하는 일이 많았는데 오늘은 그 어느때보다 여유롭다.  나무 향기에 취해 걸음이 느긋해진다.  피톤치드향이 흠뻑 콧속을 파고든다. 계곡의 물소리는 발이라도 담그며 쉬어가라는듯 세차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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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은 바위산이다. 그래서 천장골코스는 흙을 밟으며 다른 코스보다 넓게 되어있어  오고가는 사람이 부딪치지않아 좋다.  봄이면 이곳에 대표적인 야생화는 천남성이 많이 피어있다.  지금은 청포도처럼 초록색으로 시방을 맺혀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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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발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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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망태버섯

습한 기운이 많아서 주변에 버섯이 유달리 많다. 난생 처음으로 세발버섯도 발견했다. 유난히 빨갛게 보여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혹여 노랑망태버섯을 만날수있으려나 올라가면서 아무리 살펴도 보이지않는다. 갑사에서 연천봉 올라가는 코스에서는 노랑망태버섯이 이맘때 많았었다.

산을 다니면서 처음보는 야생화를 만났을때의 그 기쁨은 산행피로를 단숨에 날려버린다. 오늘 처음본 세발버섯은 야생화처럼 아름답고 신기하게 생겨 한참동안 들여다보며 사진으로 박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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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배재

어느새 큰배재에 도착하였다.   지석골이나 장군봉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합류하는 지점이다. 바람이 소매를 잡아 끄는듯, 잠시 쉬면서 부드러운 산속 골바람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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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린내풀

주변에 물봉선모습도 보이고, 누린내풀도 꽃몽우리를 안고 피어나고 있었다.

풀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서 “누린내풀”이라 한다는데 암술대와 수술대가 활 모양으로 길게 휘어진 모양에 한번더 눈길을 잡는다.

잠시 쉬었다가 10여분거리에 있는 남매탑으로 향한다.  너무 여유를 부린걸까, 1시간30분만에 남매탑 도착했다.

탑에선 오늘도 누군가는 정성스럽게 촛불을 켜며 곱게 절을 한다. 나 또한 수험생이 있어 두손모아 정성담은 마음으로 탑을 한바퀴 돌아본다.

남매탑은 동학사와 갑사의 중간지점인 삼불봉 밑의 옛 청량사 터에 탑2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5층(보물 제1284호), 다른하나는 7층(보물 제1285호)으로 청량사지쌍탑이라고도 불리우며, 남매탑이란 이름에 걸맞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있다.

통일신라시대의 한 스님이 토굴을 파고 수도를 하고있었는데 어느날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울부짖으며 입을 벌리고 있는것을 스님이 입속을 들여다보니 큰가시가 목구멍에 걸려있었다. 가시를 스님이 뽑아주었더니 며칠뒤 호랑이는 은공의 보답하는 뜻으로 아리따운 처녀를 등에 업고와 놓고 갔다. 처녀는 상주사람으로 혼인 날밤 호랑이에게 물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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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매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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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남매탑 모습.

그때는 겨울이라 눈이 쌓여 내려갈 수가 없어 봄이 되자 수도승으로서 남녀의 연을 맺을 수 없기에 처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 처녀의 부모는 이미 다른곳으로 시집 보낼 수 없고 인연이 그러하니 부부의 예를 갖추어 주기를 바랬다.

이에 스님은 고심 끝에 그 처녀와 남매의 의를 맺고 비구와 비구니로써 불도에 힘쓰다가 한날 한시에 열반에 들게 되자 이 두남매의 정을 기리기 위해 탑을 건립하여 두 스님의 사리를 모시게 되어 ‘남매탑’이라고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남매탑안내판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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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원암과 삼불봉 그리고 쉼터

암자는 늘 숨이 턱에 차서 쉬고 싶어질 때 쯤에 만날 수 있는 절이다. 남매탑과 나란히 하고 있는 상원암은 가파른 삼불봉 오르기 직전에 만나는 암자이다. 그래서 늘 이곳은 많은 산객들로 북적거린다.  호젓함은 없지만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상원암에서 목을 축이고 삼배를 한후 마당에 마련된 쉼터에 앉았다. 상원암에서 등산객을 위해 마련해 놓은듯하다.  저절로 부처님전에 보시를 하고 싶어진다. 이곳에 앉아 삼불봉을 올려다보니 부처님 가르침을 깨우치는듯 마음이 가지런해진다.

들고온 공주출신 시인 나태주님의 ‘꽃이 되어 새가 되어’란 시집을 꺼내 읽는다. 산에서 읽는 시집 한권의 여유로움을 만들고 싶었다. 

장마 지나 / 상쾌한 바람 불고 / 쨍한 하늘 밑 / 그러나 나는 눈을 감는다. 다만 고요히...      

시 구절이 지금의 내 마음을 표현하는듯 하다.

오고가는 등산객들이 많지만 마음먹기 나름, 삼불봉 올려다보며 마음속으로 고요함을 만들어 본다. 그리고 맨마음은 어느새 초록향기로 가득해진다.  오늘은 삼불봉도 욕심내지않고 바로 동학사로 하산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동학사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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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으로된 너덜지대이기에 긴장하면서 내려가는 구간이 제법 길다.  결코 계룡산은 만만한 산행코스는 아니다.  지난 장마중에 올라왔을때 담아둔 계곡사진과 비교하면 물의 양은 많이 줄었지만, 누군가 그랬던가 회초리 같은 물소리라고...찰진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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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동학사 계곡.

동학사 계곡엔 피서온 인파로 가득하였다.  역시, 여름피서는 계곡이다. 산행피로도 풀겸 발을 잠시 계곡물에 담그니 차가움에 절로 비명이 질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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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된 얼굴로 찾아든 산은 언제든 마음 활짝 열어준다. 그리고 평소 보이지 않던 꽃들과 새소리, 풍경들을 어느새 보여주며 와닿게 한다.

그래서 걷고 싶으면 저절로 발걸음은 산으로 옮겨진다.  짧는 산행시간이었지만 숲속향기로 가득한 산속의 시간은 언제나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다. 늘, 산처럼 마음이 충만해진 나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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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관음봉에서 바라 본 계룡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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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눈 쌓인 계룡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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