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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 동화 같은 눈꽃나무

많은 눈이 내린 연기군 쌍류리의 시골 풍경

2012.02.02(목) 원공(manin@dreamwiz.com)

 

   
▲ 눈꽃이 겨울나무에 부드럽게 피어 있다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많은 눈이 내린 것 같다. 창문을 열어 보니 온 세상이 하얗다. 아무도 없는 그곳을 전봇대만이 홀로 서서 아침을 기다리고 있다. 밤새 마당을 지키고 서 있는 자동차는 두툼한 솜이불을 덮고 그만 잠에 푹 빠져 있다. 평소 앞개울에서 자주 날아오르던 청둥오리도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전혀 다녀간 흔적이 없는 고요한 세상이다.

 마당에 나가 눈을 쓸어보았다. 잘 빗질이 되지 않는다. 눈이 물을 머금은 채 바닥이 얼어 있기 때문이다. 저녁에 내린 눈이 녹으면서 밤사이에 얼어 버린 것이다. 이런 날이면 경험으로 보아 개구쟁이 들이 나와 눈사람을 만들고 썰매를 타기에는 그만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날씨도 춥지만은 시골에는 골목으로 뛰어 나올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제설차만이 눈길을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 많은 눈이 내려 눈속에 잠겨 있는 시골마을

 

개울을 건너 산으로 올라가 보았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다. 마치 곡예를 하듯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다. 몸이 살짝 닿기라도 하면 금세 떨어질 것 같다. 혹시 불청객이 될까봐 조심스럽게 걸어 올라갔다.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바람이 일며 산속을 뿌옇게 흐리고 만다. 사막에 먼지가 일어나듯 앞뒤를 분간할 수 없을 만큼 눈이 뿌옇게 흩날리고 있는 것이다. 산에 찾아온 불청객을 혼쭐이라도 내 줄 요량인지 분위기가 험악하다. 깊은 산중에 있는 것처럼 두려움이 몰려온다. 바람이 잦자 산속은 거짓말처럼 다시 평화롭다. 간간히 풀 섶에 숨어 있던 장끼가 나의 발소리에 놀라 푸드득 날며 산속의 정적을 깨운다.

 

   
▲ 파란하늘에 눈꽃이 활짝 피어 있다
   
▲ 밤나무에 눈꽃이 피어 마을 언덕에 서 있다

 

 아침에 찌푸려 있던 하늘이 열리고 있다. 눈꽃나무 사이로 파란빛이 새어 들어온다.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눈이 부시다. 파란 하늘을 화폭삼아 그려낸 눈꽃은 동화처럼 아름답다. 이 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또 어디 있을까! 사방을 둘러보아도 맑은 햇빛으로 곱게 피어나는 눈꽃나무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겨울의 진풍경을 만들어 낸다. 논밭에서 먹이를 찾던 새들도 덩달아 신이 나 높은 창공을 휘휘 날아가며 산 풍경에 빠져든다.

 

   
▲ 나무에 눈꽃이 하얗게 피어 있다
   
▲ 산골마을에 많은 눈이 내려 눈속소에 포근히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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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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