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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손맛'의 시작 메주만들기 체험

2011.12.12(월) 누리봄(ss-1995@hanmail.net)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보고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다’ 란 말이 있다. 많이 사용하지만 정작 생각해 보니 실제로 본적은 없다. 이번 주말 시댁에 가니 어머니가 메주를 쑤어 빚는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나고 자란 며느리가 알리도 없고 본적도 없다.

   
   

우선 마당 한쪽에서 콩을 털고 난 마른 가지들을 모아서 가마솥에 불을 지폈다. 가마솥 가득 메주콩을 넣은 후 삶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콩을 삶으려면 가마솥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지은 귀한 메주콩을 넣고 드디어 삶기 시작했다.

   
   
   
   

물을 지피느라 두 아들 녀석들 솔가지랑 콩가지를 들고 후후 불며 난리를 피워댔다. 하얀 연기가 나서 눈이 매워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좋아서 호들갑이다. 할머니네만 오면 이런 재미가 있다는 걸 이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알아간다.

가마솥에 다 삶아진 콩을 깨끗이 씻은 자루에 퍼 담는다. 자루에 퍼 담은 콩을 커다란 통에 넣고 고무장화를 신은 어머니가 위에 올라가 꾹꾹 눌러서 으깨셨다. 이렇게 해야 쉽게 으깨 진다고 하시는데 보기엔 좀 어색했지만 절구로 찧기보다는 힘도 덜 들고 효과가 좋으시다니 어머니도 메주를 쑤는 긴 시간동안에 나름대로 방법을 찾으신 듯하다.

   

잘 으깨진 콩이 된장과 모양이 비슷하다. 간이 하나도 안 된 으깨어진 콩들을 네모모양으로 빚을 차례이다. 어머니는 능숙한 솜씨로 벽돌 찍듯 모양도 고르게 잘도 빚으셨다. 옆에서 손자들은 자기 손에 맞는 크기로 나름대로 열심히 메주를 만들고 있다.

   
   
   
   

자기가 만든 메주가 세상에서 젤로 예쁠 거라고 자랑들이다. 못생긴 사람을 왜 메줏덩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저렇게 예쁘고 반듯한데.

   

이제 다 만들어진 메주들은 잘 말려야 한다고 한다. 잘 말리는 게 중요한 거라고 하는데 이렇게 메주를 잘 띄워야 된장 맛도 좋고 간장 맛도 좋다고 한다. 내년 봄에 된장도 만들고 간장도 만들 땐 눈 크게 뜨고 정신 차리고 봐야겠다. 어머니 손맛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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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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